2026년 10월 28일
교구/주교회의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종교의 벽 넘은 DMZ 순례, 이제 시민의 길로

5개 종단, 3년 순례 성과 공유 종교 간 신뢰·연대 다져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10월 1~22일 ‘2026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에 참여한 5개 종단 종교인들이 23일 경기 파주시 민족화해센터에서 열린 ‘2026 DMZ 평화포럼’에 참석해 올해 순례 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께서 계시도다.”

20여 일간의 ‘2026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를 마친 종교인들의 식사 자리에서 떼제 성가 ‘사랑의 나눔’이 울려 퍼졌다. 노래를 선창한 이들은 불교 스님들이었다.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함께 걷고 생활하며 쌓아온 신뢰와 연대가 드러난 순간이다. 3년째 이어진 종교인들의 평화순례는 이제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시민과 접경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순례길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 5개 종단 종교인 43명이 10월 1~22일 강원 고성에서 경기 파주까지 약 410㎞를 걸었다. 2024년 경계를 넘어 함께 걷기 시작한 순례는 지난해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기억하고 치유하는 여정을 거쳐, 올해 ‘상처를 넘어, 다시 연결되다’를 주제로 단절된 관계의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김찬수(화해와 평화의 교회) 목사는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함께 걷고 밥을 먹고 잠을 자며 대화하는 것 자체가 평화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격전지였던 아픈 땅을 몸의 고통을 느끼며 걷는 것도 의미 있었다”며 “종교는 다르지만, 평화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걷는 도반들과 함께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1881호 4면 종교의 벽 넘은 DMZ 순례, 이제 시민의 길로
10월 1~22일 ‘2026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에 참여한 5개 종단 종교인들이 23일 경기 파주시 민족화해센터에서 열린 ‘2026 DMZ 평화포럼’에 참석해 올해 순례 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조계종 장적 스님도 “서로 사용하는 용어는 달라도 지향하는 끝 지점은 같았다”며 “배우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순례를 마친 종교인들은 10월 23일 경기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지난 3년의 성과와 과제를 돌아봤다. 종교 간 신뢰와 연대, 전쟁 희생자를 위한 공동 위령기도 등이 성과로 꼽혔다. 반면 3주에 이르는 일정과 운영 인력·재정 부담, 제한적인 참여 구조는 개선 과제로 제기됐다.

특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누구나 자신의 일정에 맞춰 참여할 수 있는 평화순례길로 발전시키자는 의견이 나왔다. 구간별·단기 순례를 활성화하고 청년과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접경지역의 역사와 생태를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이어서 열린 ‘2026 DMZ 평화포럼’에서는 순례길을 지역 주민의 삶과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영민 대진대학교 통일안보대학원 교수(대진대 DMZ연구원 원장)는 DMZ 평화의 길을 단순한 안보 관광 코스가 아니라 분단으로 단절된 기억과 생명, 사람과 지역을 잇는 평화순례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기억·생명·만남·화해·미래’를 잇는 다섯 가지 주제별 길을 제시했다. 전쟁 피해자의 기억과 DMZ의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고, 접경지역 주민과의 만남을 통해 화해와 공존의 미래로 나아가자는 구상이다. 특히 지역 주민이 순례길의 기획과 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1~22일 21박 22일 동안 ‘2026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에 함께한 종교인들이 23일 민족화해센터에서 3년간 이어진 순례를 회고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향후 순례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종교 간 상설 협력체계와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하고, 청년·시민 참여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이은형 신부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함께 걷는 평화의 길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순례길이 지나는 지역 공동체도 함께 살아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두가 동행하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10-2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10. 28

1요한 4장 8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