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소 고대도시 유적.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에페 5,18)라고 경고했다.
전염병은 공기 자체가 부패하여 사람들의 몸에 조금씩 스며들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야 사람들이 전염병의 해로운 영향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술의 해로운 영향은 즉시 나타납니다. 술 취한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여 온갖 오명과 오점으로 낙인찍힌 뒤에도 자신의 육체마저도 망가뜨립니다. 그들은 성적 쾌락에 지나치게 탐닉하기 때문에 몸이 나른하고 쇠약해질 뿐만 아니라, 쾌락으로 인해 그들의 몸에 가해지는 부담 때문에 축 늘어진 채 활력 없는 몸을 짊어지고 다닙니다.
그들은 사방에서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에페 5,18) “술은 방탕을 낳고, 술에 취하는 것은 오만을 낳습니다”(잠언 20,1 참조)라고 외치는 교사들의 소리에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진흙이 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술과 완전히 섞여서 술과 함께 썩고, 매일 숙취로 인한 술 냄새를 풍기고, 거기에다 술을 토해 내기 때문에, 완전히 쓸모없는 그릇처럼 되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그런 백성을 다음과 같이 애도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독한 술을 찾아다니고 저녁까지 거기에 머무르는 자들에게 화가 있으리라. 술이 너희를 멸하리라! 그들은 비파와 피리 소리에 맞춰 술을 마셔 대면서 주님의 업적에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주님의 손이 이루신 일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이사 5,11-12 참조)
예언자가 탄식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깊이 생각할 기회를 자신에게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하늘의 아름다운 경관을 관찰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것을 연구하며, 이 같은 좋은 질서로부터 창조주를 그려낼 여유가 없습니다.
번역 _ 노성기 신부 (루포, 광주대교구 나주 본당 주임, 교부학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대학원을 거쳐, 로마 아우구스티누스 대학에서 교부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안셀름 대학에서 영성상담 지도자과정을 수료했다. 광주대교구 풍암동 성당 주임신부를 거쳐 2001년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같은 대학교 총장으로 봉직했다. 이어 2020년 2월까지 목포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노대동 본당 주임을 거쳐, 현재 나주 본당 주임 신부로 사목하고 있다. 공저 「내가 사랑한 교부들」 「왁자지껄 교회 이야기」 「교부 문헌 용례집」, 옮긴 책 「교부들의 성경 주해 : 마태오 복음서 1-13장」 「교부들의 성경 주해 : 여호수아기」, 공역 「세계 교회사 여행 Ⅰ, 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