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우편투표로 미국 일리노이주 중간선거에 참여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10월 30일 “교황은 투표 자격이 있을 때마다 미국 시민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해 왔다”며 “교황이 미국 시카고에 우편투표 용지를 제출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청은 “교황이 페루에 거주하던 시절에도 투표 자격이 있는 선거에 참여했고, 시민들이 민주적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교회의 공보 담당 사무국장 지에코 노구치도 같은 날 “교황께서는 투표를 통해 모든 유권자가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격려하는 모범을 보여 주셨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일간지 「시카고 선타임스」는 29일 “시카고 출신인 교황이 10월 3일 우편투표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페루 이중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교황은 ‘교황으로서’ 미국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역사상 첫 교황이 됐다.
미국 중간선거는 11월 3일 치러졌으며, 하원의원 435석 전원과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35석, 주지사 50석 중 36석 등을 선출했다.
일리노이주 윌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킴 플래드해머 사무국장은 「시카고 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이름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가 일리노이주 선거 우편투표 신청자 명단에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교황의 유권자 등록 주소지는 일리노이주 뉴레녹스다. 시카고 교외에 있는 이 지역은 교황의 형 존 프레보스트가 거주하는 곳이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투표 기록을 인용해 교황이 과거 여러 차례 선거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교황은 2012년과 2014년, 2016년 공화당 예비선거에, 2008년과 2010년 민주당 예비선거에 투표했다. 또한 2012년과 2014년, 2018년, 2024년 본선거에도 참여했다. 다만 올해 3월 실시된 일리노이주 예비선거에는 투표하지 않았다.
신문은 일리노이주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에 등록할 필요가 없으며, 일리노이주에 등록된 모든 유권자는 우편투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카운티는 이번 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비롯해 카운티의 여러 공직자를 선출했다.
교황은 지난 4월 교황청 사회학술원 정기총회 참석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참된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모든 시민이 공동선 추구에 책임 있게 참여하도록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1991년 회칙 「백주년(Centesimus Annus)」을 인용해 “민주주의는 시민들에게 통치자를 선출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평화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교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공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