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과야킬대교구 영원한 도움의 성당에서 10월 18일 불의의 사고로 숨진 본당 주임 신부를 추모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OSV
최근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미사 중 제단 십자가가 떨어져 사제가 선종한 사고와 관련해 동료 사제가 “죽음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며 다른 해석을 중재하고 나섰다. 불의의 사고를 ‘하느님의 벌’과 같은 근거 없는 말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야킬대교구 영원한 도움의 본당 주임 파트리시오 알프레도 산체스 몰리나리 신부는 10월 17일 미사를 주례하던 중 제대 뒤에 걸려 있던 십자가가 떨어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신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하느님은 없다’거나 ‘신의 벌’이라는 등 근거 없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과야킬대교구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본당 주임 후안 카를로스 바스코네스 신부는 이 같은 해석이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가톨릭 방송 EWTN의 스페인어 뉴스 서비스 에스파뇰과의 인터뷰에서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며 깔려 죽은 열여덟 사람’(루카 13,4 참조)을 언급하면서 “예수님께서는 희생자들이 예루살렘의 다른 주민들보다 더 죄가 많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셨다”며 “주님께서는 희생자들을 비난하기보다 모든 사람에게 회개를 촉구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죽음 앞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며 “삶은 연약하고 누구나 그 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콰도르 과야킬대교구 영원한 도움의 본당 주임 파트리시오 알프레도 산체스 몰리나리 신부가 10월 17일 미사를 주례하던 중 제대 뒤에 걸려 있던 십자가가 떨어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OSV
바스코네스 신부는 몰리나리 신부가 과야킬에서 많은 사랑을 받던 사제였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의 깊은 신심과 사목활동을 기렸다. 바스코네스 신부는 “미사는 골고타에서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희생”이라며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서 가진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비극 속에서도 신자들이 하느님 안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면서 몰리나리 신부가 속한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와 사목자를 잃은 영원한 도움의 본당 공동체를 위해서도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바스코네스 신부는 “몰리나리 신부의 죽음이 새로운 성소를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이런 사고는 성당에도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며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성당 내부에 설치된 십자가와 성상 등 성물의 고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야킬대교구는 몰리나리 신부의 선종과 관련한 성명에서 “고인이 아버지의 집으로 떠나 그분의 현존과 영광을 누리게 됐다”며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