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대교구가 과거 성직자와 교회 관계자들로부터 상처를 입은 성학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8억 달러(한화 약 1조 60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24년 LA대교구가 피해자 1350여 명에게 8억 80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합의에 이어 미국 가톨릭교회 교구 차원에서는 두 번째로 큰 배상 규모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뉴욕대교구장 로널드 힉스 대주교는 10월 24일 교구 사제단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힉스 대주교는 “이 합의를 통해 교구는 복음 전파, 병자 치유,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돌보고 낯선 이들을 환영하며, 아이들을 교육하는 본연의 사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피해자 약 1300명에게 배상금이 지급되며, 1인당 배상 규모는 최소 25만 달러다. 뉴욕대교구는 지난 5월 이 같은 배상안을 제안했고, 최근 피해자 전원이 이를 최종 수용하면서 타결됐다. 11월 6일 양측 대리인의 서명으로 마무리됐다. 전체 금액 중 6억 1500만 달러는 일시 지급되며, 1억 8500만 달러는 향후 15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지급된다. 이번 합의에는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추가 청구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2019년 뉴욕주가 제정한 아동 성학대 사건의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없앤 ‘아동피해자 특별법’에서 비롯됐다. 이 법은 아동 성학대 피해자가 55세까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소송 제기 기한을 연장했다. 이를 계기로 수십 년 전 발생한 성학대 사건에 대한 소송이 잇따랐다. 아울러 이번 합의에는 혐의를 받는 성직자 명단을 온라인상에 공개하고, 새로운 내용이 확인되면 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