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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 실천’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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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닥친 위험을 인식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우리 후손들은 자연계의 존엄성에 관한 우리의 관심 부족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1962년 발간된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서 레이첼 카슨이 한 말이다. 그녀는 환경파괴의 심각성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경고하면서, ‘생명의 봄’으로 깨어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었고, 생태계의 불가역적인 파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집중호우, 폭염, 폭설 등 기후재난의 위협 수위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천은 미흡하다. 그 이유는 머리에서 마음으로 가는 여정이 길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에서 손과 발로 가는 여정은 더더욱 길다. 기후위기를 이성적으로 이해하더라도 감정이라는 문턱을 넘어 실질적인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희망의 단서는 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정부와 국민이 합심하여 올해 탄소 중립 도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과 풍력 터빈의 설치를 확대하며, 낡은 주택과 에너지 공급망을 재정비하고 있다. 코펜하겐의 자전거 수송 분담율은 무려 49%에 달한다. 영국은 지난해 9월 30일, 마지막 석탄 발전소인 랫클리프 발전소(Ratcliffe-on-Soar)를 폐쇄하였다. 142년간 이어온 석탄 발전의 역사를 완전히 마감한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력 생산의 39%가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단체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CAN)가 매년 탄소 중립 실천이 미흡한 나라에 수여하는 ‘오늘의 화석상’을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아직도 기후 악당이라는 국제적 비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는 우리가 탄소 중립 정책에 있어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고, 생각과 행동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반증이다.

영국의 동물학자 제인 구달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구에서 가장 지적인 인간이 자신의 유일한 보금자리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기괴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모순적이고 비논리적인지를 날카롭게 지적한 말이다.

인류는 보금자리를 파괴하는 가장 지적인 존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찾는 창조적 존재가 될 것인가? 이 선택은 지금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하느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고 하셨다. 하느님의 사랑은 곧 이웃사랑이다. 탄소 중립 실천도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타적 행동이다. 따라서 그 본질은 ‘사랑’이다.

글 _ 김연준 (베드로, 기후회복실천문화원장, 청주교구 사창동본당)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 실천을 삶의 방식이자 생활문화로 되살리기 위해, 일상의 이웃들과 함께 사유하며 함께 살아가는 기후회복실천문화원의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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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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