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루과이 파이산두 OSV] 레오 14세 교황이 우루과이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세속화가 깊어진 사회에서 복음화의 사명을 새롭게 수행할 것을 촉구했다. 우루과이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다.
교황은 11월 6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도착해 남미 사목방문을 시작했다. 이어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맞댄 파이산두에서 미사를 주례하고, 우루과이 초대 주교인 복자 하신토 베라의 모범을 본받아 복음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19세기 후반 말을 타고 우루과이 전역을 누비며 복음을 전했던 베라 주교는 ‘가우초 주교’로 불린다. 가우초는 남미 초원지대에서 말을 타고 가축을 돌보던 전통적인 목동을 뜻한다. 교황은 “신앙은 우루과이 국민의 삶에 처음부터 함께해 왔으며, 창의적인 용기로 미래 세대에 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이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다리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미사는 우루과이·아르헨티나·페루를 방문하는 12일간의 남미 사목방문 중 첫 미사로, 약 4만 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우루과이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소재로 복음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루과이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언급하며 “다리를 놓고 유대를 강화하며 신앙의 기쁨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한 바람을 견디며 숲을 이루는 야자나무를 예로 들어 “교회 역시 하느님 말씀과 성사, 기도와 사랑의 실천에서 생명을 얻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우루과이의 전통 음료인 마테차도 언급했다. 교황은 “마테차는 친밀함과 우정, 만남의 상징”이라며 함께 나누고 어울리는 삶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마테차는 이제 로마에도 진출했다”는 말에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교황은 “복자 베라 주교와 같은 수많은 이가 우루과이 국민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며 “그 씨앗이 성장하고 열매 맺도록 필요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도 세속화가 두드러진 국가다. 2024년 라티노바로메트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330만여 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약 33%인 반면,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약 52%에 달했다.
여덟 자녀를 둔 마리아 엘레나 라모스 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에는 종교교육이 없어 방과 후 본당에서 교리를 배운다”며 “우루과이에서 신앙은 매우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살레시오회 네스토르 카스텔 신부도 “가톨릭 신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한편 교황은 몬테비데오에서 정부 지도자와 외교단 등을 만나 수정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재확인했다. 교황은 “태어나지 않은 아기도 이미 인류 가족의 일원”이라며 “어머니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이 태아의 존엄이나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를 조금도 줄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