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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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십평생 명동대성당서 주일미사 봉헌은 처음"

버킷리스트 이룬 춘천교구 성산본당 송정공소 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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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 성산본당 송정공소 신자들이 8일 명동대성당에서 주일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힘 기자

진눈깨비가 흩날리던 8일 오전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춘천교구 성산본당 송정공소 신자 30여 명이 서울대교구 김성은 신부의 안내를 받아 명동대성당을 찾았다. 김 신부는 지난해부터 송정공소에서 사목 중인 서울대교구 사제다.

송정공소 신자들이 주일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명동대성당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자들은 "주일미사는 공소나 본당에서 참여하니 명동대성당 주일미사 봉헌은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고 했다.

명동본당 주임 조성풍 신부는 신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미사에 앞서 공소 신자들은 지하소성당에서 김 신부로부터 명동대성당과 순교 성인 등에 관한 역사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오전 11시 주일미사 시간. 명동본당은 송정공소 신자들이 앞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줬다. 공소 신자들은 길게 줄을 서서 입장하는 명동대성당의 규모와 고풍스러운 스테인드글라스와 성당 내부, 성가대의 화려한 합창이 더해지자 미사 내내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

마침 이들과 동행한 김 신부가 이 시간 주일미사를 주례했다. 평소 20~30여 명이 오순도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사를 봉헌하다 1000명이 넘는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자 이들에게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갔다. 

70~80대 어르신이 대부분인 송정공소 신자들의 명동 순례는 김 신부가 공소 신자들의 평생 소원 가운데 하나가 '명동대성당에서 주일미사 봉헌하기'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마침 김 신부가 10여 년 전 명동본당 수석부주임으로 사목했었고, 동기 사제들이 서울대교구 일부 본당 주임신부여서 이들 본당의 후원으로 공소 신자들은 교통비와 식사비 부담 없이 명동에 올 수 있었다. 서울대교구 관리국장 황인환 신부도 이들이 교구청에서 점심 식사하며 몸을 녹일 공간을 내어주며 환대했다.

김 신부는 미사에서 "공소 마당을 쓸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미사 제구를 준비하면서 서울에 있을 땐 당연히 여기던 모든 것이 공소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동대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평생 소원인 공소 신자분들이 오늘 이 자리에 계시다. 어쩌면 우리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든 일상에 감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일미사를 마친 춘천교구 송정공소 신자들이 8일 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 삼종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이힘 기자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숙희(가타리나, 67, 춘천교구 송정공소)씨는 "공소 미사 때는 가족 같은 분위기였는데 명동대성당 미사는 성지순례에 와서 봉헌하는 듯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인생 버킷리스트 1호였는데 오늘 이뤘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송정공소 최고령자이자 30년 넘게 공소 회장을 지낸 이현주(시몬, 92세) 어르신은 "오늘이 사랑하는 아내 기일을 맞아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며 "감사의 마음으로 우리나라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최근 공소에서 세례받은 윤훈일(미카엘, 50) 씨는 "TV에서나 보던 명동대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하니 분위기부터가 감동적이었다"며 "명동대성당 주일미사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최종수(토마스, 68) 송정공소 회장은 "김성은 신부님이 워낙 부지런하셔서 3000평이 넘는 공소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고 원래 없었던 평일미사도 봉헌하게 되면서 공소가 활성화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지난 2023년부터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뜻에 따라, 사제가 부족한 농촌 공소에 교구 사제를 파견해왔다. 현재 춘천•원주•제주교구에 7명이 파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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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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