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티칸시티=CNS]새벽 미사에 참여하거나 낮에 기도를 바치러 또는 단순히 관광 목적으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지하무덤을 방문하는 일은 이제는 일상적 일이 됐다. 하지만 역대 교황들과 가톨릭 인사들의 무덤인 이곳이 일반인들에게 완전히 개방된 것은 6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아직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하무덤에 대한 안내책자가 1일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관리자 비토리오 란자니 주교가 쓴 128쪽 분량의 룗바티칸 지하무덤룘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무덤의 각종 유물들에 대한 사연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는데 1950년 성 베드로 대성전의 지하가 일반에게 공개된 후 이와 관련한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역사적으로 1617년부터 200년 이상 여성들은 일년에 한 단번 성령강림대축일 후 월요일에만 이 지하 묘지를 방문할 수 있었고 남자 평신도들은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축일에만 출입할 수 있었다. 이를 위반하는 이들은 파문에 처해졌다. 180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서면으로 방문을 요청하는 신자들에 한해서 성직자의 안내를 받아 지하묘지 참배가 허용됐다. 그후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는 1941년부터 9년간 대성전 지하묘지 발굴 작업을 마친 후 1950년부터 일반에게 공개를 허용했다.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을 제외하고는 이 지하 묘지에 있는 무덤들이 이곳 저곳으로 옮겨지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2001년 이곳에 안장돼 있던 복자 교황 요한 23세의 무덤을 대성전 중앙으로 옮긴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성 베드로 대성전은 4세기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 위에 세워지면서 지하 묘지에는 교황들과 로마 황제들의 무덤들이 안치됐다. 그후 세월이 흘러 건축물의 안전에 문제가 있자 17세기에 현재와 같이 재건됐다. 그 과정에서 원래 대성전 아래에 묻혔던 교황들의 시신을 옮기는 작업도 병행됐는데 너무 많은 무덤이 있어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일부 교황들의 유해가 소실되기도 한 것이다. 교황 인노센트 8세와 바오로 2세의 유골도 이때 소실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지하 묘지에 있는 유물들은 종종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예컨대 1694년 예술가이자 건축가인 카를로 폰타나는 새로이 지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사용할 세례반(세례수를 담아놓는 용기)을 구하려 이 지하 묘지를 뒤지다가 황제 오토 2세의 관 뚜겅으로 사용되고 있던 것을 세례반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