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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전쟁 반대 ... 부시 정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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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전쟁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와 국제 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연일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이번 전쟁은 도덕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전쟁을 반대하는 측의 거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테러로 인한 미국 사회 내의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을 대량학살의 무기와 테러에 대한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엔 사찰단의 조사결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이라크 침공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성을 지니지 못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국제법상으로도 불법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45년의 유엔 헌장은 유엔 회원국가가 다른 나라를 선제 공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이 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영국을 제외한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가들의 지지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 지도자들은 이번 전쟁이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뉴질랜드의 토마스 윌리엄스 추기경과 남아프리카 주교단 등은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은 중동 지역을 더욱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전쟁은 이미 12년간의 경제 제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간의 대결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이어져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한편 이번 전쟁은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비추어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톨릭 교회는 “모든 시민과 위정자들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의무가 있다”(가톨릭 교회교리서 2308항)고 가르치면서 부득이하게 전쟁을 치러야 할 경우에는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엄중한 조건들을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교회는 정의로운 전쟁으로서의 도덕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첫째 공격자가 국가나 국제 공동체에 가한 피해가 계속적이고 심각하며 확실해야 한다. 둘째 이를 제지할 다른 방법들이 실행 불가능하거나 효력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야 한다. 셋째 성공의 조건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넷째 무력사용으로 제거되어야 할 재난보다 더 큰 재난과 폐해가 초래되지 않아야 한다(가톨릭 교회교리서 2309항). 이런 조건에 비추어 보더라도 미국의 이번 이라크 전쟁 기도는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물론 이라크는 유엔 결의안 1441항에 따라 무장해제에 전폭 협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유엔 사찰단에 사찰 활동에 대한 이라크의 더욱 적극적인 수용 자세가 요청된다. 이와 함께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유엔의 결의안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주교회의는 지난 1월31일 이라크 주교회의에 보낸 서한에서 “전쟁은 고통을 가중시키며 증오를 영구히 지속시킬 뿐”이라며 “인간 생명의 희생이 따르는 전쟁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인간 생명은 신성하다’는 가르침과 어긋난다”고 밝혔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국제 사회는 이라크 문제가 전쟁이 아닌 평화적 해결로 귀착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특히 미국은 이런 점들을 더욱 신중하게 헤아려 행동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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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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