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이상 내리는 폭우 속에서도 흐트러짐없이 미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세계의 젊은이들을 하나로 묶는 신앙 고백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17차 캐나다 세계청년대회에서 한국 참가단을 대표해 전례(Liturgy) 그룹에 선발돼 폐막 미사 때 한복 차림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함께 입장한 이정미(31 로마 수원 안중본당)씨는 “폭우를 이겨낸 신앙의 힘이 바로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청년대회 전례 그룹은 세계 178개국 대회 참가 청년들 중 대회기간 동안 전례를 돕도록 대회본부 측이 특별히 선발한 팀으로 모두 200명이다. 이들은 대회 기간 중 국빈 대우를 받으며 모든 전례 행사에 자국 대표로 참가했다.
25일 교황 환영식 행사와 26일 십자가의 길 기도 행사 때 태극기를 들고 제단에 섰던 이씨는 폐막 미사 때 우크라이나와 코스타리카 캐나다 대표와 함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부축해 입장하는 영광을 얻었다.
“교황님께서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으셔서 ‘코리아’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나라 젊은이들에게는 고개만 끄덕이셨던 교황님께서 제가 코리아에서 왔다고 하자 ‘찬미 예수님’이라고 인사말을 하셨어요. 너무 감격해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교황의 각별한 사랑을 확인했다는 이씨는 온기가 없는 차가운 교황의 손을 잡은 후 하느님께 “이제 이 분을 편히 쉬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폭우가 그칠 줄 모르자 주교단이 교황님의 건강을 걱정해 주교단이 폐막 미사를 지연시키려고 했지만 교황님께서 그대로 진행시키셨어요. 교황님께서 제대에 입장하자마자 하늘이 개이고 바람이 불어 먹구름을 몰아내고 강한 햇빛이 대회장을 비추는 것을 제대 위에서 보고 모두가 놀라워 했어요.”
지난 2000년 대희년 로마 세계청년대회에 이어 두번째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했다는 이씨는 “많은 젊은이들이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