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고국 방문 후 교구 복귀 때 추방 당해
【바티칸=외신종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교구장인 예르지 마주르 주교의 재입국을 허용해달라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장 루이 또랑 교황청 외무차관은 6월 2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다시금 시베리아 교구로 입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주르 주교는 지난 4월 고국인 폴란드를 방문하고 모스크바의 셰레메테보-2 공항을 통해 재입국하려 했으나 5월8일 입국 비자를 박탈 당한 뒤 바르샤바행 항공기에 태워져 추방됐다. 마주르 주교는 이후 로마를 방문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또랑 대주교를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마주르 주교의 재입국 거부는 이보다 일주일 앞서 이탈리아 출신의 스테파노 카프리오 신부가 러시아 입국 비자를 박탈 당하고 추방된 사건과 맞물려 러시아와 교황청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또랑 장관은 또 이에 앞서 바티칸 라디오를 통해 지난 4월 20일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역시 지금까지 응답이 없다고 밝혔다.
마주르 주교는 6월 21일 이탈리아 일간지 아베니레 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가톨릭교회는 러시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러시아 시민들을 강제 개종시키려는 어떤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지속적인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를 갈라지게 만드는 문제들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며 『특별히 시베리아에서는 인종과 종교가 다른 사람들간에 벌어진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