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술회의는 노동을 인간화하는 과정에 장애가 되는 것들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데에도 커다란 관심을 기울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어떤 논문들은 제도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는가 하면 어떤 논문들은 풀 뿌리 차원에서 빈민을 위한 일자리 시간제 노동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일 기업 차원에서 지도력을 새롭게 인식하는 일 새로운 형태의 참여적 기업 조직을 개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었다.
필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노동하는 인간: 한국 경제에의 도전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한국 교회가 1960년대 이후에 전개된 산업화 과정에서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따라 노동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며 노동운동을 발전시키기 위해 벌여 온 활동상을 설명하고 앞으로 한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노동하는 인간 회칙의 가르침을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번 학술회의에 참가한 미셸 캉드쉬 IMF 전 총재는 현재 진행 중인 세계화를 인간화하기 위해 연대성의 세계화 세계 통치의 제도적 변화 등이 긴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한편 어떤 논문들은 영성을 재평가하는 데 역점을 두어 영성은 노동자들에게 참여 의식을 불어넣어 주고 창조와 봉헌의 정신을 불러 일으켜 주는 훌륭한 기업 경영의 원천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노동의 영적 차원을 인식함으로써 희생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고 노동을 성사(聖事)와 다시 연결짓게 되는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나 기업 경영 상 결정을 내리는 것과 인간 생활이 지니는 의미는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다. 경영과 노동은 발전 도상에 있는 세상을 인간화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서로 다른 영역의 한계를 초월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것은 각자가 지니고 있는 역할 의무의 한계를 초월하는 도덕적 책임을 변화시키고 강화하게 된다. 이제 인간은 직장 생활의 인간적 품격이 세상의 전반적 발전의 품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의식하면서 활동하고 생활하게 된다. 이러한 책임 의식이야말로 이번 학술회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교황은 이번 학술회의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 참가자들을 격려하였다. 이 메시지에서 교황은 “세계가 겪고 있는 급격하고 가속된 변화의 시기에 무엇보다도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제한적이고 부적절한 대접을 받고 있는 현재의 경제 사회 체제관을 극복하는 일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역설하고 실업이 만연해 있고 미성년자들의 노동이 착취 당하고 있으며 노동의 가치 특히 가정 안팎에서의 여성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결핍되어 있는 사태에 대응하여 새로운 형태의 연대를 구축할 것을 촉구하였다.
교황은 또한 정부들의 책임 노동자들과 사용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들의 책임이 막중하며 학자들도 전인류 가족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동 방안들을 제시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도록 불렸다고 지적하면서 교회의 사회교리에서 그 지침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홍 순(한국외국어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