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 워싱턴 뉴욕 파리=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1일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대참사 한 달을 맞아 교황청에서 시노드 주교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 기도와 묵주기도를 바쳤다. 또 뉴욕과 워싱턴에서도 같은 지향의 미사가 봉헌됐다.
교황은 이날 아침 기도회에서 “인간의 마음에서 증오와 적개심을 뿌리뽑고 화해와 연대와 평화를 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선의를 가진 모든 이들이 인내와 끈기로써 정의와 평화의 길을 추구할 수 있기를 간구했다.
이날 기도회에서 나이지리아의 존 올로룬페미 오나이예칸 대주교는 시편 묵상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는 이 세상은 하느님만이 참으로 힘이 있고 인류 역사를 지켜보시는 분이심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인간의 힘은 파괴와 증오와 슬픔만을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교들은 하느님께서 테러리스트들을 변화시켜 진리의 빛에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도록 해주시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주시며 잔혹한 테러와 파괴적인 폭력으로 상처를 입은 무고한 주민들을 치유해 주시기를 기원했다.
뉴욕 교구장 에드워드 이건 추기경은 이날 뉴욕의 성 패트릭 대성당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특별 미사를 봉헌하고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간구했다. 로마에서 주교시노드에 참석 중 이날 미사를 위해 뉴욕으로 돌아온 이건 추기경은 테러 공격의 책임자들을 찾아내 정의의 법정에 세워야 하지만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증오의 길을 따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워싱턴에서 추모 미사를 주례한 워싱턴 대교구장 테오도르 맥캐릭 추기경은 교구민들에게 세계 평화와 정의를 지향하는 마음으로 ‘테러와의 전쟁’ 기간 중에 매주 하루를 단식의 날로 지내자고 권고했다. 맥캐릭 축기경은 “사람들이 두번 다시는 두려움에 떨며 살지 않도록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다 주시도록 하느님께 청하면서 우리는 무슨 일이건 해야 할 것”이라며 일주일에 하루 할 수 있다면 금요일에 단식해 줄 것을 권고했다.
한편 미국 주교회의 의장 조셉 피오렌자 주교는 9일 부시 미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은 유감스럽지만 필요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민간인들 목숨을 잃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교황청 외무부장 장-루이 토랑 대주교도 미국의 이번 군사적 대응은 정당화
되지만 민간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랑 대주교는 프랑스의 가톨릭 일간지 「라 크로아」와의 12일자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 작전은 분명한 표적에 대해서만 무력을 사용하는 한 정당화된다고 밝히고 테러 대참사에 대한 대응이 앙갚음의 행위여서는 안되며 정의의 행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