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CNS】교황청의 성 베드로 대성전은 흡사 노아의 방주 와 같다. 대성전 구석구석에는 여러가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동물 형상의 예술 작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순례객은 대성전의 웅장함에 놀라 이 동물 작품들을 보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곤 한다.
지난 수 세기에 걸쳐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작업한 예술가들은 성령의 상징으로 비둘기를 형상화한 것과 같은 전통에 따라서 만이 아니라 재미를 더하기 위해 때로는 쓸데 없는 자부심에서 동물들의 형상을 작업해 냈다.
그 한 가지 예를 주 제대 뒤의 오른쪽 벽면에 있는 교황 클레멘스 13세의 무덤을 형상화한 기념물에서 볼 수 있다. 18세기의 조각가가 실물보다 두배 큰 사자상을 조각했는데 사자의 꼬리 부분이 코끼리의 얼굴과 합쳐져 사자 꼬리가 코끼리의 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또 대성전에서 작업한 조각가들 가운데서도 유명한 17세기의 지안 로렌조 베르니니는 90피트 높이의 네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동 제대 덮개에 여러 가지 동물을 새겨넣었는데 덮개 아래 부분에는 전갈을 물고 있는 도마뱀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도마뱀은 일반적으로 그리스도를 의미하며 전갈은 악을 상징한다. 도마뱀을 그리스도로 형상화한 것은 도마뱀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것이 종종 부활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동물 작품들을 연구하고 있는 다니엘 페르고리지씨는 최근 개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는 종종 베드로 사도와 함께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외경인 베드로 행전 에서는 개가 베드로 사도의 친구로서 베드로 사도를 거짓으로부터 보호하고 사악한 무리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성 베드로 대성전의 중앙문에 새겨진 베드로 사도의 십자가 처형 장면에도 개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15세기 교황 바오로 2세의 무덤을 형상화한 기념물에서는 정확하게 베드로 사도 십자가 밑에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성 베드로 대성전의 구석구석에서는 환상의 동물인 용 입이 큰 돌고래 유니콘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80피트 크기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거대한 유니콘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이렇게 동물을 이용한 것은 동물이 많은 것을 담는 상징으로 사용될 수 있었으며 따라서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