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이 많이 거주하는 광활한
동시베리아 지역사목 어려움 많아
우리 나라 포함 해외선교사들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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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현재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한 후 시장 경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혼란기를 겪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고통은 심각한 상태이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없어 이에 대한 사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국 까리따스인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 8일 내한한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직할서리구 까리따스 책임자 알렉산델 페트릭(폴란드인) 신부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러시아 교회의 현황을 설명하고 한국 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특히 “이제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동시베리아 직할서리구 교회의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오는 11월께 직할서리구장 제르지 마쭈르 주교가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시베리아 직할서리구(정식 교구로 발전하기 전 단계의 교회)는 러시아의 4개 직할 서리구 가운데 하나로 1998년 5월 우랄 산맥 동쪽 러시아의 아시아 지역을 관할하던 시베리아 직할서리구가 동시베리아 직할서리구와 서시베리아 직할서리구로 분리 설정되면서 생겼다. 동시베리아 직할서리구는 극동지역의 캄챠카 반도와 사할린 섬에서 서쪽으로는 크라노스야르크 지방에 이르기까지 남북한 크기의 450배가 넘는 광활한 지역으로 관할 구역내에서 7시간의 시차가 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인구는 1600만명으로 고려인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가톨릭 신자수는 5만명으로 넓은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어 사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통 수단도 비행기가 아니면 힘들 정도다.
직할서리구는 직할서리구청이 있는 이르쿠츠크와 야쿠트 등 5개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고 40개 본당과 다수의 공소가 있다. 사제 수는 40명이나 러시아인 사제는 한명도 없고 폴란드 미국 슬로바키아 한국 작은형제회 등지에서 온 해외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인 두 명이 사제 양성 과정 중에 있으며 한명이 오는 6월 사제품을 받을 예정이다. 수녀는 40여명으로 모두 한국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를 비롯한 다른 나라 교회에서 온 선교사들이다.
알렉산델 신부는 “이 지역이 러시아 정교회가 강한 지역이라 정교회와의 협력 관계를 비롯해 러시아인 사제 양성 환경문제 신자 교육 문제 사회 병리현상 문제 생명 문제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에서 도덕적인 문제이자 심리·사회적인 문제로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알렉산델 신부는 “젊은 여성들은 낙태를 성형수술을 하는 것쯤으로 여기고 있어 윤리 도덕적인 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르쿠츠크 지역의 경우 2년 전 인구가 1만6000명이 감소했는데 이 기간 중 낙태 건수는 4만7000건이고 이혼은 8500건에 달했으며 알코올 중독은 일상화되어 있고 최근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약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난한 이들의 고통 또한 심각하다. 시장경제가 도입되면서 물가가 비싸 그 동안 배급에 의존하던 이들이 식량을 구하지 못해 영양 결핍에 폐결핵 환자들이 많고 돈이 없어 아이들은 학교 교육도 시키지 못하고 있다. 영하 40~60도의 혹한 속에서도 난방을 할 수 없자 목조 주택 벽 나무를 떼내어 난방을 하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이도 있다.
알렉산델 신부는 “긴급한 도움이 필요할 경우는 국제 까리따스에 도움을 요청하고 각 지역 까리따스가 독일이나 폴란드 프랑스 일본 등지의 교회와 연결 후원금을 받아 활동하며 현지에 나와 있는 수도회의 본원에서도 지원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팔로틴 수도회 소속으로 르완다 까리따스 등 아프리카에서 16년간 선교 활동한 그는 이곳에 직할서리구가 설정되면서 담당 주교의 부탁으로 까리따스 책임을 맡아 영성적인 훈련 프로그램과 전문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할 ‘사람’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고려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 한국 교회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알렉산델 신부는 방한 기간 중 무료급식소인 하상 바오로의 집과 잠실종합사회복지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황대사관을 방문하고 경복궁과 판문점 등지를 둘러본 뒤 13일 출국했다.【이연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