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1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쿠바 방문 이후 쿠바 교회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입니까.
“쿠바 국민들이 가톨릭 교회를 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또 신자들의 신앙이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며 특히 신자들은 자신들이 외부와 고립된 것이 아니라 교황 성하와 결합된 세계 보편 교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고 그동안 위축되었던 마음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
▲쿠바 교회는 2000년 대희년을 어떻게 보냈으며 대희년이 쿠바 교회에 어떠한 의미가 있었습니까.
“많은 외부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강연을 실시하는 등 비교적 바쁘게 보냈으며 특히 지난해 12월9일 공산 혁명 이후 하바나에서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성체대회는 신자들의 희망을 더욱 커지게 했습니다. ”
▲가톨릭 교회의 사제 부족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쿠바 교회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습니까.
“공산 혁명 당시 800여명이던 사제가 현재는 150명(외국인 포함 220명)으로 줄었으며 수녀도 2000여명에서 300명(외국인 포함 600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혁명 이후 국민 수는 거의 곱절로 늘어났습니다.
교황 성하의 방문 이후 정부에서 선교 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극심한 제한과 통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에도 약 40명의 사제와 100명의 수녀들이 외국에서 정부의 입국 허가가 나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인류의 미래인 청소년들에 대한 선교 대책은 무엇입니까.
“다행이 지난 1990년대부터 많은 이들이 교회를 찾고 있습니다. 이는 성령의 도우심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현재 쿠바에는 110명의 젊은이들이 사제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또 많은 젊은이들이 미사에 참례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이끌어 주어야 할 지도자들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공산 혁명 이후 42년 동안 교회가 유지되고 신자들이 변함없이 신앙심을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혁명 전에는 쿠바 국민의 거의 모두가 가톨릭 신자들이었습니다. 무신론적인 공산 혁명 후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선전과 함께 신자들에 대한 불이익이 심해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렇지만 또한 많은 신자들이 거듭되는 탄압에도 불구하고 용기와 확신을 가지고 신앙을 유지해왔으며 90년대에 들어와 신자들의 불이익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많은 국민들과 특히 청소년들이 성서에 관심을 기울이고 교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성령께서 끊임없이 교회 안에서 역사하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쿠바 교회의 운영과 사제 생활비 등은 어떻게 충당됩니까.
“지난 1980년대까지는 그런대로 부족하지만 신자들의 헌금으로 충당했습니다. 그러나 쿠바의 화폐인 페소화의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90년대부터는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외국 교회의 지원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
▲현재 쿠바 교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신자들을 사목할 선교 사제와 수도자들이 가장 시급하지만 이는 정부 당국에 절대적인 권한이 있기 때문에 교회로서는 속수무책입니다. 그 다음으로 교회가 운영하는 병원과 양로원에서 필요로 하는 의약품들과 노약자들을 위한 식품이 시급합니다. 또한 오랜 기간 방치돼 쓰러져 가는 성당을 재건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
▲추기경님께서는 한국과 북한 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한국 교회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짧은 역사 속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것과 신자들의 신심이 매우 깊고 교회가 활기에 차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종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어느 신자가 북한을 다녀와서 전해주는 말입니다만 미사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유일한 평양의 성당을 방문했는데 사제도 없고 평신도에 의해 기도 예절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한국 교회와 신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쿠바 교회는 한국 교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기도와 함께 선교 사제와 수도자들도 필요합니다. 의약품과 식량 등 물질적인 도움도 청합니다. 또한 한국과 쿠바 교회가 자주 교류하는 가운데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공경하올 김수환 추기경님과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님께 따뜻한 인사 말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