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들 변화시킨
보통사람들의
성공한 자발적 운동
2000년 대희년을 맞아 희년 정신을 실현하려는 수많은 행사가 마련되고 운동이 전개됐지만 가장 주목받은 운동 중 하나는 극빈국의 외채 탕감을 위해 추진된 ‘주빌리 2000’ 운동이다.
2000년 대희년에서 따온 ‘주빌리 2000(Jubilee 2000)’ 운동은 보통사람들이 세계의 최강대국들과 막강한 기구들의 정책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자발적인 운동이었다.
영국의 ‘주빌리 2000’ 연맹 책임자인 앤 페터포어는 “세계는 결코 두번 다시 같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 운동을 평가했고 미국의 ‘주빌리 2000’ 운동 간사인 다니엘 드리스콜-쇼도 “이 운동은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다고 꿈꾸었던 것 이상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5년 전만 하더라도 극빈국들이 안고 있는 외채에 대해 거의 아무런 탕감 조치도 하지 않았던 부유한 국가들과 다국적 금융기구들이 이제는 약 1100억달러의 외채를 탕감해 주기로 동의한 상태다. 이 액수는 과도한 외채를 안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의 채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평균적으로 30개국 이상의 채무국들이 외채 상환과 관련한 부담을 1년에 30 이상 줄일 수 있는 액수다. ‘주빌리 2000’ 운동이 이룩한 결실이다.
물론 이 외채탕감 운동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촉발됐다. 교황은 지난 199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서 ‘제삼천년기’에서 희년 정신의 실현과 세계 차원에서의 정의 회복을 위해 가난한 나라들의 외채에 대한 탕감이나 실질적인 감면을 촉구했고 이후에도 이 문제를 거듭 거론해 왔다. 이에 부응하여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극빈국들의 외채 탕감을 위한 ‘주빌리 2000’ 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빌리 2000’ 운동의 관계자들은 그러나 지금까지의 부채탕감 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코 만족하지는 않은 표정이다. 이들의 당초 목표가 2000년까지 세계의 최빈국들이 안고 있는 외채를 전면 탕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페터포어는 이와 관련 “감당할 수 없는 부채가 아직도 엄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10억의 사람들을 위해 참다운 정의를 이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주빌리 2000’ 운동은 지난해 12월 2000년까지 이 운동을 전개키로 한 당초 약속에 따라 운동을 해체했다. 그러나 이 운동을 지지하는 종교계 및 민간단체들은 이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나섰고 페터포어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국제 부채 및 국제 금융 문제에 대해 활동하는 새로운 세계적 조직인 ‘주빌리 플러스(Jubilee Plus)’의 책임을 맡을 예정이다.
미국의 ‘주빌리 2000’ 운동 운영위원회도 지난해 9월부터 조직 개편에 착수해 오는 2월까지 새롭게 조직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드리스콜-쇼는 비록 희년은 끝났지만 세계 도처의 ‘주빌리 2000’ 운동 단체들은 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앞으로의 운동 방향을 외채를 경감받은 나라들이 그 돈을 의료 보건과 교육 빈곤 퇴치 등에 쓰도록 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투명성을 확립하도록 감시하는 활동에 역점을 두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오는 7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개최되는 서방 선진 7개국 회담에서 추가적인 부채 경감을 이끌어 내는 등 극빈국들의 부채 탕감을 위한 압력 행사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워싱턴=C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