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지난 9월5일에 발표한 선언 주님이신 예수님 에 대한 한홍순(한국 외국어대·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교수의 해설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배경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지난 9월5일 발표한 선언 ‘주님이신 예수님’(Dominus Jesus)은 근년에 와서 활발히 제기된 예수 그리스도님과 교회의 유일성과 구원적 보편성 을 부인하는 일부 신학자들의 주장에 대응하여 나온 문헌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종교간 대화가 촉진되면서 그리스도교와 다른 종교들간의 관계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전개되었고 일부 신학자들은 “그리스도의 계시는 한정된 것이며 다른 종교들에 의해 보완된다. 모든 종교들은 똑같이 유효한 구원의 길이다. 따라서 교회는 다른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구원에 이르는 또 하나의 길이다”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아시아의 일부 신학자들은 보다 오래된 다른 종교 전통들을 대하면서 그리스도를 다른 계시적 구원적 인물과 보완 관계에 있는 분으로 보아 “여러 구세주들 중의 한분” 또는 단지 다른 종교 전통들의 덕망 높은 스승들과 같은 분으로 격하시키기까지 한다. 한편 서양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나자렛의 예수님에게만 있는 구원의 신비를 세속화시켜 그리스도교를 정의 평화 환경보호 등과 같은 가치들에 기여하는 것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일부 신학자들과 선교학자들은 비그리스도교 신자들에 대한 선교가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종교들과 평온하게 지내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다른 종교로부터의 개종을 권고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특히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매우 민감한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종교 다원주의가 하나의 명백한 현상이며 종교간 비교가 근본주의를 격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가 복음을 전파하여 개종이 이루어지는 것을 다른 종교들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및 회교도가 다수인 국가들에서는 교회의 복음 선포와 개종 활동을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논쟁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신학위원회는 1997년 그리스도교와 세계의 종교들(Christianity and World Religions) 이라는 문헌을 발표하여 방대한 성경과 신학적 논거를 이용하여 다원론적인 종교 신학이 근거가 없다는 점을 밝히고 그리스도교 안에서 이루어지든 밖에서 이루어지든 모든 구원의 원천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신비와 교회의 유일성과 구원적 보편성을 다시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상대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사고 방식이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으므로 이번에 신앙교리성이 이 선언을 발표하여 신앙의 몇몇 진리를 거듭 제시하고 밝히게 된 것이다.
이 문헌은 서론 6개 장 및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 (1∼4항)
이 문헌은 상대주의적 이론들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다. 그 이론들은 비그리스도교 신자들에 대한 교회의 선교 사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그 이론들은 예수님의 계시가 최종적이며 완전한 것이라는 점 성경이 성령의 감도를 받아 씌어졌다는 점 영원한 말씀과 나자렛 예수님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단일체라는 점 강생의 신비의 유일성과 구원적 보편성 우리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 교회의 보편적 구원 중개 하느님의 나라 그리스도의 나라 및 교회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점 하나인 그리스도의 교회가 가톨릭 교회 안에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가톨릭 신앙의 기본 진리를 부인하거나 새것으로 대체된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이론들은 매우 일반화된 철학적 신학적 전제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 문헌은 여기에서 그 중 몇가지를 제시한다. 즉 하느님의 진리는 그리스도교의 계시로도 전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표현할 수 없다는 확신 어떤 사람들에게는 진리인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진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대주의적 태도 서양의 논리적 사고 방식과 동양의 상징적인 사고 방식간의 근본적인 대립 이성을 지식의 유일한 원천으로 보는 주관주의 신학 연구에 있어서 그리스도교의 진리와 모순되지 않는지 또는 체계적으로 연결되는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다양한 철학적 종교적 맥락에서 나온 생각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절충주의 성경을 성전과 교회의 교도권을 벗어나 읽고 해석하려는 경향 등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