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외신종합】교황청은 13일 “배자의 수를 줄이는 일은 무죄한 인간을 직접적이고 자발적으로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별적 낙태”라고 선언 다태아 임신이 됐을 때 하나의 생명이라도 살린다는 목적으로 다른 태아를 의도적으로 파괴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 가정평의회가 신앙교리성의 자문을 받아 이날 발표한 선언문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임신 촉진제를 복용한 후 8명의 다태아를 임신한 한 여성에 대한 치료 문제와 관련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자 나온 것이다.
의사들은 태아가 모두 살아서 출생한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같은 경우 산모의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정평의회는 선언문에서 임신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윤리적이지만 의사나 환자가 그 결과에 대해 충분히 예상하지 못한 데 따른 윤리적인 문제가 자주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불임 치료를 하는 의사들의 책임을 촉구했다.
의사들은 다태아 임신이 됐을 때 배자가 자궁내에서 자연사하거나 생존할 가망성이 없는 미성숙한 태아로 출산하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배자를 선별적으로 파괴하곤 한다. 또 다태아 임신 때 태아의 수가 많을수록 출산 때 산모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태아를 구하기 위해 나머지 배자들을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평의회는 “모든 배자는 인간으로 여겨야 하며 또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게 가톨릭 교회의 입장이라면서 치료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배자를 파괴하는 행위는 “언제나 심각한 윤리적 무질서”라고 규정했다.
가정평의회는 또 임신의 지속이 어머니 또는 다른 태아들의 생명이나 건강에 위협이 된다 하더라도 이같은 행위는 윤리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선을 위한 목적이라 할지라도 악을 행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그 이유를 제시했다.
가정평의회는 이 선언문에서 부모와 의사들이 그들의 소명에 따라 살고 아울러 태아의 존엄성과 권리를 언제나 보호하도록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