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알링톤(미국)=CNS】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톤에 있는 버지니아 종합병원에서 제이슨 토레스와 그 가족은 하루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제이슨은 2일 오전 8시18분 딸 수잔 앤 캐서린 토레스의 탄생에 기뻐해야 했지만 뇌사자인 부인 수잔 미첼 롤린 토레스(26)는 딸을 낳은 후 생명연장 장치가 제거돼 하늘나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수잔 미첼 롤린 토레스는 지난 5월7일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둘째 아이를 가진 지 15주째였다. 원인은 고등학생 때 앓았던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었다. 흑색종이 9년 동안 잠복해 있다가 뇌와 폐 간으로 전이됐고 수잔은 뇌종양으로 인한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었다.
병원은 희망이 없다 며 뇌사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수잔 뱃속의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았다. 제이슨은 수잔이 첫째 아들 피터를 임신했을 때가 생각났다. 당시 의사는 기형아 검사 후 아이가 다운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며 낙태를 권유했지만 이들 부부는 신앙을 거스르는 낙태를 거부했고 출산 후 첫째 아들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제이슨은 아내도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믿으며 아이가 태어날 수 있을 때까지 아내를 살려두기로 결정했다. 24주까지만 버텨주면 태아는 살 수 있다. 아내 생명을 연장하려면 엄청난 병원비가 들어야 하지만, 그래도 제이슨은 결정을 내렸다.
그의 결정에 알렉산드리아 성 리타 본당의 데니스 도나휴 신부는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한 그같은 결정은 잘한 일 이라며 이같은 사연을 알링톤대교구 신문을 통해 알렸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기금이 모이기 시작했다. 제이슨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 레오 본당의 콜롬부스 기사회가 나서서 모금활동을 펼쳤으며 온라인(www.susantorresfund.org) 등을 통해서도 모금했다.
수잔은 24주를 잘 버텼고 27주를 넘긴 7월말 의료진은 태아가 계속 모체에 있으면 어머니의 암세포가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2일 오전 딸 수잔 캐서린은 몸무게 1㎏도 안되는 0.82㎏ 키 34㎝의 가냘픈 몸으로 처음 세상의 빛을 봤다. 대신 어머니 수잔에게서는 생명연장 장치가 제거됐다.
새 생명의 탄생과 수잔의 죽음이 알려지자 알링톤교구 폴 러버드 주교는 성명을 통해 많은 이들처럼 나도 수잔과 아기 그리고 토레스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면서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기뻐했으며 토레스 가족이 우리 사회에 보여준 숭고한 희생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고 말했다.
제이슨의 동생 저스틴 토레스는 3일 병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녀의 죽음은 인간 생명이 하느님께서 주신 축복이란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면서 만약 (생명을 살리기 위해) 꼭 그래야 한다면 수잔이 그랬던 것처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헌신을 다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