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교회의 성직자들도 엄숙한 미사시간에 ‘삐리릭’
‘삐리릭’ 울려대는 휴대폰 때문에 골치를 앓는 모양이다.
미국 워싱턴대교구의 히키 추기경은 ‘가톨릭 스탠더드’지 4일자 칼럼에서
“일요일에는 휴대폰을 끄고 하느님과의 통화 즉 ‘태초의 무선통신’인 기도
에 충실하자”면서 신자들에게 휴대폰을 집에 놔두고 미사에 참례할 것을 간곡
히 부탁했다.
히키 추기경은 “휴대폰은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긴요한 통신수단이지
만 일요일 미사시간에 울리는 전화는 대부분 1∼2시간 뒤에 통화해도 아무 문
제가 없는 내용들”이라며 “일요일만큼은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 우리는
하느님과의 만남 속에서 지친 영혼을 충전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일미사는 숨가쁘게 살아온 한 주간을 성찰하고 하느님께
‘통화’를 청해 우리의 근심과 기쁨 희망을 털어놓는 시간”이라며 “하느님
은 언제든지 통화 요청을 환영하시며 ‘요금’도 부과하지 않으신다”고 재미
있게 얘기했다.
히키 추기경의 이 칼럼은 16일 개막된 미국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멜키트 교구의 니콜라스 삼라 주교는 회의석상에서 “미사 중
휴대폰 때문에 엄숙한 분위기가 흐트러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이를
방치하면 성당도 고급 레스토랑처럼 입구에서 휴대폰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걱정.
미국(26)보다 휴대폰 보급률이 훨씬 높은 한국(46)의 경우 미사시간의
‘휴대폰 공해’는 더 심각한 상황. 한 신부는 “성찬예식 때 휴대폰이 울려
당황한 적이 있어 요즘은 아예 휴대폰을 꺼달라는 공지를 먼저하고 미사를 드
리지만 그래도 간혹 휴대폰 때문에 미사가 중단된다”며 올바른 휴대폰 예절을
아쉬워했다.【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