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7일 인도 뉴델리에서 공식 폐막된 아시아 주교 특별시노드
의 의미를 “새 천년기 아시아 교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뜻깊은 준비의 시간
이었다”며 “현재 아시아 교회는 ‘겨자씨’처럼 작지만 제3천년기에는 큰 열
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황을 대신해 공동 의장대리 자격으
로 이번 시노드를 주관한 김 추기경은 또 “한국교회의 활력은 아시아 교회의
희망”이라며 아시아 복음화에 한국교회가 주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새 천년기의 문턱에서 개최된 이번 시노드의 의미와 성과를 평가해 주십
시오.
“아시아 교회의 믿음과 희망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특히 숱한
시련 속에 있는 중앙아시아 교회에 선교열정이 꿈틀대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정말 진지한 분위기에서 아시아 대륙 복음화를 위한 지
혜를 기도 속에서 간구하고 논의했습니다.”
―교황 권고문은 총 7장 51개항의 방대한 분량입니다. 권고문의 핵심을 간
추려 주십시오.
“교황님은 쇠약한 노구를 이끄시고 먼 아시아 교회를 찾아주셨습니다. 교황
님을 옆에서 수행하는 동안 그분의 힘겨운 걸음 속에서 2000년 전 무거운 십자
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황님
은 힌두교 근본주의자들의 쏟아지는 비난에 한마디 불평도 없이 그들을 존중하
고 사랑했습니다. 그분의 발걸음 속에 권고문의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교황님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이심을 아시아 민족들에
게 선포할 것을 당부하고 계십니다. 이를 위해 종교간 대화와 신학·전례의 토
착화 등을 강조하셨지만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본질을 훼손하는 종교 혼합주의
나 절충주의를 경계하라고 일러주셨습니다.”
―수많은 도전을 극복하고 복음선포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아시아 교회
의 희망을 어디에서 찾고 계십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들 자신이 바로 희망의 근거입니다. 시
련과 박해에 좌절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증거할 때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는 달성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좋은 일도 어
려움 없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특히 ‘작은 양떼’인 아시아 교회가 거대한 아
시아 대륙과 민족에게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알리는 일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분이 주시는 참생명을 얻기 위해 죽고 또 죽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시노드 정신의 구현을 위해 어떤 노력과 실천을 기울여야 할
까요.
“한국교회의 활력은 아시아 교회의 희망입니다. 필리핀을 제외하면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교회와 같은 힘과 생동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근 해
외선교에 대한 의식이 부쩍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받은 큰 선물인 예
수 그리스도를 좀더 많은 민족과 나누길 당부합니다. 아울러 소공동체운동의 가
시적 성과는 장차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공동 의장대리로서 이번 시노드를 주관하신 소감은.
“이번 시노드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공적 활동이자 봉사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시노드 기간중 교황님을 보좌하면서 깨달은 분명한 사실은 아시아
교회는 교황님과 함께 2000년 대희년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