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일하게 가톨릭 신자 대통령을 배출한 케네디가(家)의 끝없는 비
극….
존 F. 케네디 2세의 경비행기 추락사고 사망으로 인해 또 한번 충격과 슬픔
에 빠진 미국 가톨릭 교회는 고인들을 위한 추모미사와 기도회를 잇따라 열며
하느님께 아일랜드계 가톨릭 명가(名家)에 대한 위로를 청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각) 고위 성직자와 유가족 클린턴 대통령 등은 케
네디 2세의 모친 재클린 여사가 평소 다녔던 맨해튼 성 토마스 모어 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 성당은 재클린 여사(94년 별세)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서거기념일 때마다 케네디 2세와 딸 캐럴라인을 데리고 위령미사를 봉헌한 곳
이어서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장례절차가 완전히 끝난 지금까지도 미국 교회의 추모열기는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가톨릭 신자는 안 된다’는 불문율을 깨고 지난 60년 가
톨릭 교회의 전폭적인 신뢰에 힘입어 제35대 대통령에 오른 케네디 대통령 그
리고 거듭된 불운 속에서도 품위와 신앙을 꿋꿋하게 지켜온 엘리트 가문에 대
한 인상이 신자들의 의식 속에 깊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사고소식을 접한 직후 케네디 전대통령의 장례식
(1963년)때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거수경례를 하던 케네디 2세를 기억하며 고인
을 위해 기도를 바쳤다.
워싱턴의 제임스 히키 추기경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 성직자들은 “인간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다. 유가족들은 분명히 신앙 안에서 위
로를 얻을 것이다”는 요지의 애도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뉴욕 교구장 오코
너 추기경은 고인들을 ‘나의 교구민’이라고 표현하며 “이 세상에서 최악의
비극은 ‘고통’ 그 자체 아니라 그 고통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라
고 말했다.
삼촌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애통한 심정을 억누르며 “우리 가족들은
지금 이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하느님께 의지하고 있다. 가족들은 존에게 마음을
열어 사랑을 보여준 교회와 미국인 모두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가는 이번 비극도 ‘케네디가는 울지 않는다’는 오랜 전통과 꿋꿋한
신앙으로 이겨내고 있다.【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