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ㆍ중국 양측 이해ㆍ대화 필요
▶바티칸-중국 풀어야 할 문제 많아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가 중국과 바티칸 관계 호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 궁금해하는 러시아 기자 얘기로 이 칼럼을 시작했다. 그 기자는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때에 비해 나아질 것인가 하고 물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중국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애정을 표시하고 그들의 위대한 전통을 존중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는 중국과 중국교회를 위한 기도를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그의 간절한 소망 가운데 하나는 중국 땅을 밟는 것이었다. 몸을 숙여 중국 땅에 입 맞추고 환영나온 사람들을 가슴 깊이 껴안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진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과거 일부 선교사들이 복음화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중국이 서구 제국주의에 침략당할 때 서양 세력을 등에 업고 특권을 남용한 사례 -역자 주)에 대해 정중히 사과했다. 그는 중국은 물론 중국교회와 대화하기 위해 백방으로 기회를 모색했다.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자신의 권한 범위에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다고 봐야 한다.
많은 이들이 동유럽 공산주의 몰락 과정에서 그가 한 역할을 인정한다. 그 역할이 과장됐든 과장되지 않았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국 정권이 교황의 그런 역할에 심각한 위협을 느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새 교황이 들어선 지금은 시대적 배경이 사뭇 다르다. 어떤 이들은 먼저 관계를 회복하고 나서 세부적 문제들을 풀어가라 고 조언한다.
중국과 바티칸이 외교관계를 수립하면 지하교회와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또 오랜 세월 교황에게 충성하며 연대해온 대만교회와 관계는? 교황청이 외견상으로라도 대만교회와 그곳 신자들을 무시하고 외교관계를 단절한 것처럼 보일 수 있을까? (중국은 대만과 외교단절 내정 불간섭 약속을 외교수립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상태 -역자 주) 또 바티칸을 배제하고 중국 정부와 교회가 스스로 선출한 주교들을 인정하는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그렇게 선출된 주교들 대다수는 이미 바티칸과 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교회 전통 측면에서 볼 때 그들의 주교직을 공개적으로 합법화하는 건 여간 예민한 문제가 아니다.
▶바티칸과 중국은 준비 되었나
바티칸 관리들은 가톨릭 선교활동은 종교적이지 정치적 의도를 띤 게 아니라는 점을 정부 당국자들이 확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함축돼 있는 나라다. 따라서 정부 당국자들이
바티칸의 그런 노력을 순수하게 받아 들일까? 아울러 정부는 교회가 정부 감독이나 통제에서 자유로워야 국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바티칸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든 수립하지 않든 중국교회는 살아 남겠지만 분명한 것은 외교관계 수립이 쌍방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새 교황이 재임 초반기에 중국과 교섭을 시작했다는 사실은 중국교회도 대화 재개를 원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중국은 과연 준비가 됐는가? 지난해 6월 상하이교구 10월 완씨안교구에서 보좌주교 2명이 바티칸과 중국 정부 양측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주교직에 오른 사실을 주목해보자.(중국 정부와 지상교회는 그동안 바티칸을 배제하고 주교를 스스로 선출해 축하하는 자선자축(自選自祝) 정책을 고수해왔다 -역자 주) 이는 중국교회가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준비가 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번역=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