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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랭크 더프 묘소 앞에 선 방문단.
왼쪽부터 김차희 국제서기, 이용일 부단장, 팽종섭 단장, 한휘운 회계, 윤병길 지도신부, 한관섭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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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마리애 서울대교구 무염시태 세나뚜스 윤병길 지도신부와 팽종섭 단장 등 간부 다섯명은 8월10~17일 레지오 마리애 발상지 아일랜드 더블린의 꼰칠리움 본부를 방문, 한국 레지오의 성장 및 발전상을 알리고 이 시대 레지오 역할에 관해 논의하고 돌아왔다. 김차희(세라피나, 청담동본당) 국제서기의 방문기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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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0일 오후 8시40분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에 도착했다. 마중나온 암브로시오 형제와 클라라 자매는 서로 알아보게 하려고 레지오 교본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더블린 북쪽에 있는 꼰칠리움 사무실을 먼저 찾았다. 아담한 정원이 있는 단층 건물로, 안으로 들어서자 처음 레지오 주회를 시작할 때의 제대 차림이 눈에 띄었다. 작은 촛대 2개와 은색 화병, 붉은 글씨를 새겨 넣은 얌전한 제대보, 푸근함을 느끼게 하는 성모상 등 소박한 모습이다. 옆에는 레지오 마리애 창시자 프랭크 더프(1889∼1980) 초상화가 놓여 있다.
꼰칠리움이 운영하는 `샛별` 남성 무료 숙식소와 `천상의 모후` 여성 무료 숙식소가 사무실 좌우에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프랭크 더프 생가가 있다.
`천상의 모후` 무료 숙식소는 갈 곳 없는 미혼모와 고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 보금자리다. 그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바깥 놀이터에서 그네타는 아이들과 그들을 돌봐주는 젊은 여성들 모습이 보였다. 숙식소 2층은 프랭크 더프가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오랫동안 기도했다는 성당이 있다.
`샛별` 숙식소는 남성 행려인들을 위한 쉼터로 3층 회색 벽돌 건물이다. 이곳은 매일 오전 6시에 미사가 있고 묵주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프랭크 더프 생가는 2층 집으로, 벡실리움 모양의 화단이 인상적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양쪽으로 응접실과 서재가 있다. 서재 벽에는 책으로 가득하다. 즐겨 타던 자전거 등 유품이 전시된 응접실은 주인의 애정이 풍겨나는 듯했다.
좁은 계단으로 올라간 2층에는 방이 셋 있었는데 하나는 침실이다. 검소한 침대와 옷장들이 그의 삶을 말해준다. 안내자 캐서린의 인도로 침대 가까이에서 시복시성 기도문을 바치면서 더프 형제가 바로 우리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침대 맞은 편 벽에는 큰 예수성심 상본이 걸려 있다. 그는 그 상본 앞에서 늘 기도했다고 한다.
둘째날 아침, 통신원 패트릭 패이 형제가 더블린시(市) 글라스빈에 있는 프랭크 더프 묘소로 안내해 그곳에서 추모기도와 시복시성 기도문을 바쳤다. 묘지 주위는 반짝이는 하얀 자갈로 덮여있었고 예쁜 화분들이 놓여있다. 방문객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 모양이다. 그곳을 떠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미사를 집전했다는 피닉스 공원을 돌아본 뒤 `천상의 모후` 성당에서 윤병길 신부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이곳은 더프 형제 시신을 잠시 모셨던 곳이어서 특별한 감회를 느꼈다.
꼰칠리움 단장 토미 맥게이브 형제 등 꼰칠리움 간부들과도 회의를 했다. 그들은 서울 세나뚜스에서 특별한 관심을 두고 더프 형제의 상본과 시복시성 기도문을 신자들과 단원들에게 나눠주고 6월7일 탄생일과 11월7일 선종일에 기념미사를 봉헌해주기를 요청했다. 저녁 식사에는 꼰칠리움 지도 비드 맥그리거 신부가 오셔서 함께 식사할 수 있어 한층 뜻깊은 시간이 됐다. 맥그리거 신부 훈화를 번역해 실은 `월간 레지오 마리애`를 보여주자 무척 기뻐했다.
식사 후엔 더프 형제가 어려운 어린이들과 매춘 여성들에게 처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레지오 첫 주회합을 했다는 `마이러 하우스`로 갔다. 그곳에 있는 실물 크기 예수성심상 앞에서 방문자는 누구나 무릎을 꿇고 기도한 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그곳에서 레지오 주회합이 계속된다.
셋째날 주일엔 `녹(Knock)` 성모발현지 순례를 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나반(Navan)`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골롬반외방선교회 브렌던 맥케일 신부가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성지방문 야외행사를 하고 있던 나반 꾸리아 단원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브렌던 맥케일 신부가 안내했다. 버스로 2시간 가량 끝없는 평원을 달려 도착한 녹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발현 당시 성모님은 사람들에게 "`침묵 가운데 평화`와 `침묵과 명상`을 가지라"고 이르셨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오후 3시에 윤병길 신부를 포함한 20여명 사제가 공동 집전하는 미사와 성체강복에 참례했다. 미사 후 성모상을 모신 행렬이 이어지자 사제단과 곳곳에서 모인 3000여명의 순례객들이 묵주기도를 하며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