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
세계교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일랜드 더블린 꼰칠리움 본부 방문기<하>

지구촌 어디서나 레지오는 '한가족'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아일랜드 더블린 꼰칠리움 본부 사무실에 있는 레지오 마리애 최초 주회합 때 사용했던 제대 차림의 성모상.
 
김차희(서울 세나뚜스 국제서기)



 넷째 날 월요일, 달간 공원을 떠나 레지오 단원인 지미와 프란치스코, 크리스티 등 4명이 우리를 프랭크 더프의 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으로 안내했다. 집은 오래돼 낡았지만 누군가 살고 있었고 이곳까지 안내하는 것을 보니 우리가 프랭크 더프를 잘 이해하도록 애써줬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을 나와 툴라모아에 있는 알피 램 집으로 향했다. 알피 램은 1953년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 등 남미대륙에 최초로 레지오 마리애를 전파한 사람이다. 인근에서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촬영 무대로 쓰였다는 큰 고성(古城)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다.

 이곳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가슴에 흰색 바탕과 중앙에 붉은 색 문양이 있는 배지를 달고 다녔다. 이 배지는 `예수성심 단주(斷酒)회` 회원임을 나타내는 것이란다. 이들은 평생 술을 마시지 않기로 하고 술 때문에 고통 당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레지오 교본 37장 11절을 실천하는 이들이다.

 알피 램 생가를 둘러본 후 승용차 두대로 세시간가량 좁은 시골길을 달렸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오래 전 수도자들이 돌로 켈틱(Celtic) 십자가를 만들던 유적지(옛 수도원 자리)였다. 우리를 위해 온 종일 9시간가량 봉사한 레지오 단원 네명은 우리가 고마움을 표하자 `레지오는 한가족`이라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남쪽으로 2시간 반을 달려 킬케니에 도착했다. 5명의 레지오 단원이 주회합을 마치고 우리 일행이 있는 호텔로 찾아와 그들의 회의록을 보여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섯째 날(화요일 8월15일)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레지오 단원 댄 형제와 브리다 자매 부부가 시내를 안내할 마리아를 데리고 왔다. 법과대학 2학년인 마리아는 "킬케니 성(城)은 옛날 이웃 잉글랜드와의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해 승리했던 자랑스러운 곳"이라고 소개했다. 도미니코 수도회의 고색창연한 성당과 전쟁 때 망루로 쓰던 높은 탑들에서 전쟁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문득 온전하게 보존 관리되는 곳이 없는 한국의 옛 성들이 생각났다. 이곳은 아일랜드에서 역사적으로 사연이 많은 고적지로 보였다.

 정성을 다해 준 댄 부부, 마리아와 차 한잔을 나눈 뒤 아일랜드 남단 해안에 있는 성모성지 `동정녀의 섬`(Our Lady`s island)으로 가 오후 3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례했다. 그곳 바닷가에는 넓은 잔디 광장이 있고 성모상이 모셔져 있다.

 컬럼 신부님이 우리를 맞이하면서 짐도 챙겨줬다. 작은 성당은 여러 지역에서 방문한 사람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 일행은 앞문으로 들어가 제대 계단에서 무릎을 꿇고 미사에 참례했다. 평상복을 한 독서자들과 실수투성이 어린이 복사들 모습에 미사는 아주 평화롭고 소박했다. 미사 후 신자들 묵주기도 소리를 뒤로하면서 기차역으로 향했다.

 더블린행 기차는 해안을 따라 세시간 가량 달렸다. 바다 건너가 바로 영국이다. 아일랜드는 700년 동안 영국 지배를 받았는데 `몸은 영국에 정신은 로마에`라는 이곳 말이 상징하듯 90가 가톨릭 신자다. 더블린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한국 교민인 마리 비앙카 자매 집에서 김치와 된장국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피로를 풀었다.

 8월16일, 더블린 한인(韓人)성당 한만삼 신부님과 마리 비앙카 자매는 우리 일행을 더블린 교외 샐리켑 산(山)으로 안내했다. 그곳은 보라색 야생화로 덮여 있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구릉지다. 돌아오는 길에 한 신부님이 있는 한인성당에 들러 레지오 쁘레시디움이 기적처럼 생겨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신부님은 한국의 레지오 마리애 월간지 정기 구독과 레지오 소식들을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날 우리 여정의 마지막 날 밤에 마리 비앙카 자매는 통신원 패트릭 페이 형제를 저녁식사에 초대해 그 자리에서 레지오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눌 수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형식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무엇을 드러내거나 보이기 위함이 아닌 복음정신으로 사는 순수하고 선한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번 여행을 마치면서 평화로운 자연과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 자신에게는 그대로 피정이 됐다. 이곳 단원들이 보여준 따뜻한 사랑과 정은 내가 레지오 단원임에 자부심을 갖게 했고, 나도 앞으로 그렇게 하리라 다짐하게 했다. 우리 일행을 위해 짜임새 있는 일정을 기획해 주신 브렌던 신부님과 매일 미사를 집전해 주신 윤병길 신부님께 감사드린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6-10-0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4. 30

2코린 5장 17절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