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수회 대표들이 14일 콜벤바흐 총장의 사임을 투표로 수락한 후 물러나는 총장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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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만9000명이 넘는 예수회 수사들을 대표하는 페터-한스 콜벤바흐 총장이 14일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콜벤바흐 총장 신부는 이날 로마 예수회 본부에서 200여 명이 넘는 총회 참석자들이 표결로 총장 사임을 수락한 후 연설을 통해 "너무나 멋지게 저를 해임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참석자들은 25년 동안 예수회를 훌륭하게 이끌어온 콜벤바흐 총장의 영예로운 퇴진을 기립박수로 격려했다.
`예수회 총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하느님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가톨릭 지성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예수회 총장은 종신직이지만 총장 사임을 위한 규정도 두고 있다. 사임에 대한 수락 여부는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지난 1983년 총장에 취임한 후 올해로 만 25년이 되는 콜벤바흐 신부는 이미 지난 2006년 총장직 사임 의향을 밝히면서 2008년에 총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예수회원들은 지난 7일 설립자 이냐시오 성인의 무덤이 있는 로마 예수회 본부 성당에서 총회를 개막했다. 그리고 이날 총장 사임 수락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 사임을 수락했다. 전 세계 예수회원을 대표하는 총회 참석자 225명 가운데 217명이 선거권자였다.
콜벤바흐 총장은 자신의 사퇴 이유로 나이를 들었다. "예수회는 나이 때문에 기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회원이 아니라 육체적이고 영적인 재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는 회원에 의해 통치를 받고 활력을 얻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황에게도 이미 사퇴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콜벤바흐 신부는 1928년 11월 30일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20살이 되던 해에 예수회에 입회했고, 1961년 사제품을 받았다. 언어학자이면서 동방 그리스도교 예법 전문가인 그는 주로 레바논에서 교수활동과 사목활동을 했으며, 1981년 교황청 동방대학 학장에 임명됐다. 그리고 2년 후인 1983년 9월 예수회 제29대 총장에 선출됐다.
설립자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을 포함해 29대 총장에 이르기까지 예수회 총장 가운데서 스스로 사임한 총장으로는 콜벤바흐 신부가 두 번째다. 첫 번째로 사임한 총장은 콜벤바흐 총장의 바로 전임 페드로 아루페 신부로, 심장질환으로 사임했다.
총장 사임을 결정한 예수회 대표들은 가장 중요한 후임 총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으면 되는 총장 선거는 이달 하순에 열릴 예정이다.
【외신종합】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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