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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청 국무원장 타리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이 2월 21일 쿠바 수도 아바나의 대성당에서 교황 방문 1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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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 후 쿠바 가톨릭 인구 증가 가속화
1990년 41-2001년 55-2007년 60
2월 23일, 쿠바를 방문 중이었던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산타클라라에서 꼭 10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을 기념하여 마련된 교황의 동상 제막식을 주관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이, 만면에 미소를 띄운 채 오른손을 흔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동상의 천을 벗기자 옥외미사에 참례하고 있던 수많은 신자들과 시민들은 환호 속에 박수를 보냈다.
실제 크기의 3배 규모인 동상은 지난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문을 기념해 교황청이 쿠바에 선물한 것으로 동상에는 “그리스도께 문을 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당시 오랜 숙원이던 쿠바 방문길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집전했던 곳이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엿새 동안의 쿠바 방문 기간 동안 모두 4개 교구를 방문했고, 반세기 만에 권좌에서 물러난 피델 카스트로 의장의 후임 라울 카스트로를 만났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쿠바 방문 후 귀환해 가진 인터뷰를 통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방문이 쿠바 교회의 회생을 명확하게 확인해준 기회였음을 분명히 했다.
10년 전 교황의 쿠바 방문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교회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냉전시대 최후의 유물이자 종교를 근본적으로 배척해온 공산국가 쿠바를 전세계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방문한 것은 국제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교황은 1998년 1월 21일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도착해 군복이 아닌 푸른 색 정장 차림의 피델 카스트로의 영접을 받은 뒤, 이튿날 22일 산타 클라라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집전했다. 그 절정은 25일 쿠바 공산 혁명의 상징인 아바나의 혁명 광장에서 거행된 미사였다. 카스트로를 비롯 100만명의 신자와 주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거행된 이날 미사는 지난 59년 카스트로 집권 이후 아바나에서 처음으로 봉헌된 것이다.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종교의 자유, 인권 수호, 쿠바의 개혁을 역설하면서 “쿠바는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에 문을 열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사실 당시 교황의 쿠바 방문은 이뤄질 수 없는 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97년 4월 보스니아 방문, 5월 레바논 방문의 성사는 쿠바 방문 역시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게 했고, 마침내 꿈이 실현됐던 것이다. 특히 쿠바 정부 역시 교황 방문은 쿠바 경제를 옥죄고 있던 국제적인 경제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길로 여겨졌기에 성사될 수 있었고, 이를 기점으로 쿠바 가톨릭교회는 새로운 신앙의 봄을 맞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후 꼭 10년이 지난 2008년 쿠바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더욱 확대되었고, 쿠바 교회는 새로운 쇄신과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한 새로운 도약의 징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영역이 바로 쿠바 카리타스의 활동이다.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쿠바 사회의 가장 미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쿠바 카리타스의 활동은 10년 전 쿠바를 찾아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이 가져다준 가장 풍성한 열매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21일 쿠바 수도 아바나의 대성당에서 거행한 미사 강론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카리타스 쿠바의 활동은 노인들을 비롯한,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이뤄진 것”이며 “이러한 모든 활동에 대해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1991년 창립된 쿠바 카리타스는 오늘날 400여 개의 본당에 조직돼 있는 가장 방대한 복지기구다. 따라서 쿠바 카리타스의 성장 추세를 보면 쿠바 교회가 얼마나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 2007년 교황청 통계에 따르면, 쿠바의 1100만 인구 중 59.66가 가톨릭인데 이는 2001년 55.26, 1990년 41.21 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하기 전 쿠바의 가톨릭 인구는 무려 85에 달했었다.
교황청 국무원장 베르토네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는 쿠바 모든 국민들의 공동선을 위한 활동을 더욱 넓혀나갈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순방 10주년을 맞아 쿠바 주교단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록 쿠바 교회가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바야흐로 엄청난 복음화의 열매를 맺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을 통해 전해진 이 서한에서 교황은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는 쿠바인들 가운데 계속될 것”이라며 “그 때문에 우리는 쿠바의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