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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이뤄진 레나토 마르티니(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 겸 이주사목평의회 의장) 추기경의 연설을 요약한다. 강연은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6년간에 걸친 작업 끝에 2004년 10월 25일 출간한 「간추린 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의 의미를 새기는 기회가 됐다. 강연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간추린 사회교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이뤄질 사회 건설의 씨앗을 폭넓게 뿌리고, 그 땅에 거름을 주고, 또 가톨릭 신자들이 역사 안에서 활동하도록 북돋워 주고자 작성된 문서입니다. 이 문서는 사회 안에서 모든 사목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도록, 또 그 누구보다 사회와 정치에 몸담고 있는 평신도들이 사려 깊고 의식적이며 일관된 공동체 활동을 하도록 펴낸 것입니다.
이 문서는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아메리카 교회(Ecclesia in America)」 54항에 나온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위있는 권고를 충실히 따라 "개괄적이나마 완전하고 체계적으로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간추린 사회교리」의 구조는 서문과 3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1부는 4개 장으로,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 교회 사명과 사회교리, 인간과 인권, 교회의 사회교리 원리와 가치 등 사회교리의 기본 전제 조건을 다룹니다. 2부는 7개 장으로, 가정과 인간 노동, 경제생활, 정치 공동체, 국제 공동체, 환경, 평화라는 사회교리 내용과 고전적 주제를 다룹니다. 매우 간략한 3부는 단 1개 장으로, 교회의 사목 실천과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특히 평신도의 삶에서 사회교리 활용에 대한 지침을 담고 있습니다.
결론은 `사랑의 문화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문서 전체 목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문서는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복합적 사건들에 대한 도덕적, 사목적 식별의 도구로서 제시됩니다". 나아가 "우리 시대 요구에 맞고 인간 필요와 자원에 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촉구하는 명확한 목적을 위해 작성된 문서입니다.
이 문서는 특히 가톨릭 신자들이 성실하게 인류 선익을 추구하는 모든 이와 함께 교회 일치 및 종교 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됩니다. 사회교리가 비추는 복음의 빛은 모든 사람을 계몽해 모든 양심과 지성이 이 교리에서 드러나는 의미와 가치의 인간적 깊이와 더불어 그 행동 규범에 담긴 인간화와 인간애의 힘을 깨닫게 합니다.
분명히, 「간추린 사회교리」는 누구보다도 먼저 가톨릭 신자들과 관련됩니다. 사회교리에는 사회를 건설하고 조직하며 운영하는 일과 관련된 책임, 곧 정치와 경제, 행정의 의무가 함축돼 있습니다. 이러한 세속적 성격의 의무는 평신도들에게 속한 것입니다. 이러한 책임을 통해 평신도들은 사회교리를 실천하고 교회의 세속 임무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간추린 사회교리」는 교회의 사회교리를 교회 사명의 핵심에 자리하게 합니다. 특히 제2부 제2장은 사회교리의 종말론적 측면을 보여 줍니다. 이 교리가 교회 사명, 곧 현실 안에서 그리스도의 구원을 선포하는 복음화와 얼마나 긴밀히 연관돼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실제로 온 인류 일치의 징표이고 구원의 성사인 교회가 세상을 위해 펼치는 특별한 봉사 사명의 도구들 가운데 교회의 사회교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사회교리의 본성에 알맞은 유일한 주체는 교회 공동체 전체입니다. 교회는 많은 지체를 가진 한 몸입니다.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몸입니다"(1코린 12,12). 교회의 행동도 마찬가지로 하나입니다. 이는 유일한 한 주체의 행동이지만 몸 전체의 온갖 풍요로움을 이루는 은사의 다양성에 따라 이뤄집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 전체는 "`이 시대의 징표`를 읽고 사물을 복음의 메시지에 비춰 해석"하기 위한 합당한 식별로 부름 받았습니다. 각 개별 그리스도인도 이와 동일한 임무로 부름 받았습니다. 모든 사람과 각 개인은 세상이 주님의 길을 알 수 있도록 세상을 위해 봉사합니다. 이러한 봉사는 교회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구체적이고도 모든 것을 포괄하는 노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망에서 저는 여러 교회 구성원들의 기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정리=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