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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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세계주교시노드 메시지(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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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생활과 사명에서의 하느님 말씀`을 주제로 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2차 정기회의가 3주간에 걸친 일정을 모두 마치고 10월 26일 폐막했다.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253명의 시노드 교부들은 회의를 마치며 발표한 14쪽 분량의 메시지를 통해 "하느님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을 기도와 자선, 갈라진 그리스도교 형제들과의 일치로 이끌어 준다"며 하느님 말씀에 충실하라고 권고했다. 다음은 메시지 요약.


# 말씀의 목소리: 계시
"그때에 주님께서 불 속에서 너희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말씀하시는 소리는 들었지만, 어떤 형상도 보지 못하였다. 너희는 소리만 들었을 뿐이다."(신명 4, 12)

 주님은 어떤 형상이 아니라 말씀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 말씀은 천지창조 때부터, 그리고 인간 역사의 기원부터 있었습니다.

 하느님 말씀은 성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 다가옵니다. 천지 창조 순간에 그러했듯 대자연 속에서도 하느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느님 말씀이 사람이 되신 이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또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역사가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이 성경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말씀은 책 한 권(성경)에 담아낼 수 없을 만큼 방대하기에 성경을 읽는 사람에게는 늘 성령의 현존이 필요합니다.

# 말씀의 얼굴: 예수 그리스도
 그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입니다. 그러나 나자렛 예수는 또한 로마 제국의 변방을 걸어다니며 그들의 언어로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즉 우리처럼 연약한 육(肉)의 형태를 취하신 동시에 영광과 신성, 신비를 갖추셨습니다.

 아무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신 적이 없는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통해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지금은 당신 아드님을 통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스도는 아버지 하느님과 피조물들 사이의 대화에서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얼굴` 없는 말씀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은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요한 12, 22)라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인류를 위해 당신 살과 피를 내주고, 십자가 죽음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드러내신 분입니다. 그리스도인 삶의 중심에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를 놓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말씀의 집: 교회
 교회는 `말씀의 집`입니다. 우리는 이 집에서 갈라진 그리스도교 형제자매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일치의 원리와 원천은 하느님 말씀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공통점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또 신자들이 복음을 만나는 주된 순간이 여전히 미사 강론이라는 사실을 사제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사제는 강론시간에 예언자가 돼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뤄집니다"(로마 10, 17)고 말했습니다. 설교ㆍ강론ㆍ교리교육은 말씀을 읽고 이해하고, 설명하고 해석하는 것 등을 내포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원문에 충실하고, 이어 오늘의 상황에 비춰봐야 합니다. 살아있는 하느님 말씀을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전통 깊은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입니다.

 또한 가정은 하느님 말씀을 수용하는 가장 기초적 공간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초기부터 가정의 일상 삶 안에서 전례를 거행했고, 복음은 세대를 통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부모는 신앙의 첫번째 설교자가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모든 가정은 성경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매일 성경을 읽고, 그것을 갖고 기도해야 합니다.

# 말씀의 길: 선교
 예수님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마태 13)에서 돌과 가시덤불이 많은 땅을 상기시켜 주십니다. 복음을 안고 세상으로 나가보면 가난한 사람들과 억눌린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전쟁과 폭력으로 피가 얼룩진 돌도 보게 됩니다. 복음 속 예수 그리스도처럼 우리는 그들의 희망과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18)고 하신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유다인들의 경전 구약은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신비를 밝혀줄 뿐만 아니라 성찰, 도덕성, 구원 역사에 있어 보물 같은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인과 유다인들은 구약을 인식하고 사랑하기에 친밀한 만남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은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세계 종교 안에서 그리스도교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9년 예술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명 예술가들의 말을 빌어 "복음은 방대한 어휘의 원천이요, 형상의 대륙이고, 유럽의 모국어이며, 세계문화의 거대한 코드"라며 예술로 주님을 찬미하는 데 더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교회와 예술가들은 복음에 내재된 미(美)와 인간성, 문화적 풍요가 세계 모든 문화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세계의 모든 형제 자매 여러분, 주님 초대에 응하고 그분이 마련하신 말씀의 식탁에 가까이 다가갑시다. 우리는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존재입니다.(마태 4,4 참조)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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