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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뒤쪽) 주교 등 한국 주교단이 일본 188위 순교자 시복식 전례에 함께하고자 입장하고 있다.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등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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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야구장에서 거행된 순교자 188위 시복식은 일본천주교회는 물론 아시아와 온 세계교회의 영광이 됐다.
베드로 키베(岐部) 사제와 동료 187위가 순교한 지 360여 년 만에 이들을 시복함으로써 현대를 살아가는 일본과 전 세계 교회공동체에 순교신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새 복자에 대한 분석과 시복식 이모저모다.
○…대회는 빗속에서 시작됐다. 야구장 내야쪽 제대 양 옆에 설치된 멀티비전을 통해 사전행사로 1603년부터 1639년까지 피로 하느님을 증거한 9개 교구 순교자 188위 순교행적을 상영하면서 막을 올렸다.
순교자와 관련된 9개 교구 흙과 유물을 제대 밑에 봉안하는 것으로 시복전례는 막이 올랐다. 일본 주교단의 시복선언 요청에 이어 순교자 약력 소개가 이어지자 참가자들은 자랑스런 신앙선조들의 순교 행적을 본받아 새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으며, 이윽고 전 교황청 시성성 장관 호세 사라이바 마르틴스 추기경이 교황의 서간 낭독과 함께 시복을 선언하자 시복전례는 절정에 올랐다.
특별히 이날 제막한 공식 복자화는 일본화가 미츠마키 가츠코(三牧樺子)씨 작품으로, 9개 교구 순교자 중 각 교구별로 1명씩 총 9명의 복자를 그려넣어 188위 복자의 삶을 한 화면에 압축했다.
○…이번 시복식에는 한국에서 300여 명으로 이뤄진 대표단이 참가, 순교 신앙 안에서 한일 천주교회 간 일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박 3일, 혹은 3박 4일 일정으로 나가사키를 찾은 한국 신자들은 박해와 원폭 투하의 수난 중심지인 우라카미(浦上)성당과 24위 성인과 188위 복자 중 4위가 순교한 니시자카(西坂)언덕, 오오무라(大村) 205위 복자 순교현창비 등 순교현장과 기념성당 등을 샅샅이 순례하며 순교신심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위원장 박정일 주교는 "시복시성은 순교자들을 위해 추진하는 게 아니라 우리 교회와 살아있는 신자들이 그분들을 본받고 전구를 구하고 신앙을 실천하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시복시성 기도운동에 한국교회도 더 많이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일본천주교회에 축하를 전했다.
○…새 시복자 188위는 지난 1867년 205위 시복 당시 조선 출신 순교자가 13위나 포함됐던 것과 달리 모두 일본인으로 평신도가 183위, 수도자 1위, 성직자 4위 등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21위, 여성이 67위였고 연령대로는 4살 유아부터 80살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직업 또한 당시 상위 계급인 무사와 그의 가족 및 부하들, 일반 서민, 농민과 그들의 가족, 어린이, 하인, 장애인까지 두루 망라됐다.
188위는 또 가족 단위 순교자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남편과 부인, 자녀 등 일가족이 모두 순교한 사례가 많아 박해 중에서도 `가정교회`로서 함께 기도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신앙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나가사키=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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