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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들과 애국회 관계자들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주교 자선자성(自選自聖) 50주년 경축행사를 개최한 사실이 알려져 바티칸 외교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교 자선자성이란 중국 공산당이 집권 후 천주교를 서방세계 교회와 떼어놓기 위해 중국 주재 교황대사를 추방하고, 1958년 주교를 임의로 선출해 축성한 것을 말한다. 교황의 고유 권한을 무시한 이 사건은 천주교 탄압으로 갈등을 겪던 중국과 바티칸이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 광저우의 죠셉 간 전키 주교는 지난해 12월 바티칸과 중국 정부의 공동 승인을 받고 주교품을 받았다.
사진은 간 주교가 서품식을 마치고 나와 신부, 수녀들과 인사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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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축행사는 듀 큉린 인민정치자문회의 부의장 등 당 고위 인사들이 애국회 성직자와 평신도 대표 200여 명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마련됐다.
듀 부의장은 이 자리에서 "주교 자선자성은 지난 50년간 중국교회 발전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2년 전 교황 임명절차 없이 주교로 선출된 죠셉 마 잉린 주교(중국 주교회의 사무국장)를 비롯한 주교 45명과 애국회 소속 수도자와 평신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아시아 가톨릭뉴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행사 일주일 전쯤 애국회 소속 주교들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행사 참석을 통보했다. 바티칸과 정부 공동 승인으로 주교품을 받은 중국 남서부의 한 주교는 "정부 관리가 베이징행 항공권을 보내왔다"며 "그러나 사전 정보가 없어 어떤 성격의 행사가 열리는지도 모른 채 참석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종교의 3자(自治ㆍ自養ㆍ自傳)정책을 표방한 후 1957년 정부 통제 하의 천주교 애국회를 발족했다. 당과 애국회는 이듬해 교회법을 어기고 한구교구 동광청 신부와 무창교구 원문화 신부를 주교로 임명, 축성했다.
당시 중국교회 관계자들은 바티칸에 승인을 요청하는 전문을 몇 차례 보냈으나 바티칸은 "교회법상 교황이 임명하지 않은 사람을 주교로 선출하거나 축성하면 파문 사유에 해당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0년간 자선자성된 주교는 약 170명에 이른다. 중국교회는 1978년 중국 개방 이후 주교를 자체 선출하더라도 바티칸의 동시 또는 사후 승인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근래 정부가 승인한 60여 명 주교들 가운데 약 80가 바티칸과 일정 부분 교감을 갖고 주교품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중국교회에 보낸 서한에서 "교황의 주교 임명은 교회일치와 교도권의 친교에 중요한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중국)=C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