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슈비엥침(폴란드) 외신종합】 세계 어느 곳에서도 누구에게도 과거 홀로코스트(대학살) 희생자들이 겪었던 것을 다시 겪게 해서는 안된다 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해방 60주년을 맞아 강조했다.
교황은 1월27일 폴란드 남부 현지에서 열린 아우슈비츠굜비르케나우 수용소 해방 60주년 기념식에 교황대사로 참석한 프랑스 장 마리 뤼티에르 추기경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60년간 추모해온 모든 희생자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 고 말했다. 교황의 이날 메시지는 7개 국어로 공개됐다.
교황은 우리가 나치 희생자들의 비극적 고통을 기억하는 것은 증오나 복수를 다지거나 또는 아픈 상처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희생자들을 기리고 역사적 진실을 알리며 무엇보다 인류 역사를 책임지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과거의 끔찍한 사건을 확실히 인식시켜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을 대신해 기념식에 참석한 장 마리 뤼티에르 추기경도 아우슈비츠 희생자 가족 중 한 사람으로 유다인인 어머니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았다.
이날 기념식에는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을 비롯해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크 시락 프랑스 대통령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아버지를 잃은 빅토르 유슈첸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각국 원수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에 앞서 독일 주교회의는 1월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된 뒤 60년이 지났지만 독일은 아직도 정화와 대화의 먼 길 을 가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주교들은 독일인들은 독일의 이름으로 저지른 끔직한 범죄들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면서 하지만 이를 기억에서 지우려 하는 메카니즘이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독일 주교들은 아우슈비츠 같은 곳이 생기게 된 것은 독일인들이 나치에 용기있게 맞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오랜 세월 반유다주의 행태를 묵인해온 교회 역시 책임이 있다고 자성했다.
폴란드 교회 지도자들도 해방 60주년을 기념해 1월26일 오슈비엥침 근처 성당에서 종파를 초월한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에 앞서 유엔은 1월24일 아우슈비츠 해방 60주년을 기념해 특별총회를 갖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대량학살과 인권유린 행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유엔이 홀로코스트를 기리기 위해 특별총회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우슈비츠= 아우슈비츠는 폴란드 남부 비엘스코주의 도시로 크라코프에서 서쪽으로 50㎞ 지점에 있다. 원래 지명은 오슈비엥침이나 독일군들이 독일식으로 개명해 아우슈비츠라 했다. 독일 최대 강제수용소이자 집단학살수용소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다인 250만∼400만명이 살해됐다.
1939년 폴란드를 점령한 독일군은 1940년 4월 첫번째 수용소를 건립 히틀러 명령으로 1941년 대량학살시설로 확대시켰다. 1941년 10월에는 인근 브제진카(독일어로 비르케나우 ) 마을 외곽에 아우슈비츠 2호 를 증축했다. 이후 1945년 1월27일 소련군에 의해 해방되기 전까지 독일군은 폴란드인과 러시아인 전 유럽에서 유다인들과 집시들을 이곳으로 데려와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