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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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아이들, 담배 피는 아이들’

금주·금연 교육 하고 있습니까?, 청소년 음주·흡연 13세 전후 시작, 동기는 ‘또래 집단과 어울리기 위해’ ‘호기심에’, 청소년 흡연·음주 줄지 않는 주된 이유, 허술한 판매망·어른들 무관심·대중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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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멋 좀 내볼 요량이었다.

어른이 된 것 같고 폼도 좀 나는 것 같았다.

“캬~”하는 의성어를 기대했지만 첫 잔은 입안에 쓴 맛만 남겼다.

그래도 한 잔, 두 잔…. “어 이것 봐라….” 알딸딸해진다.

“후~”하고 멋있게 연기를 내뿜을 상상만 했다.

생각보다 ‘맛있진’ 않았다.

하지만 이젠 시간마다 담배 한대 피울 생각이 간절하다.



청소년 음주·흡연 실태, 성인들도 인식 못해

“어차피 마시고 피울 거 좀 빨리 시작하면 안 되나요?”

“몸에 안 좋은 건 알고 있거든요. 그래도 뭐 당장 어떻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담배 한 대 피운다고 비행청소년으로 몰아가는 게 어디 있어요?”

“담배는 끊을 생각이 있지만, 술이야 뭐 계속 마셔도 별 문제 없잖아요.”

술·담배에 대한 청소년들의 의견이다. 실제 술·담배의 폐해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청소년들도 많다. 또 마약 등의 약물에 비해 비교적 위험을 못 느끼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청소년(13~18세)들은 대개 13세를 전후해 술과 담배를 시작한다. 초등학교가 더 이상 흡연과 음주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제4차(2008년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전체 음주율은 전체 청소년의 24.5였다. 남학생 26.1, 여학생 22.6의 비율로 음주에 있어서는 남녀 경험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 중 31.2는 고위험 음주율을 보이는 실정이다.

전체 흡연율은 12.8로 나타났다. 남학생 16.8, 여학생 8.2 비율이다. 게다가 매일 흡연율은 예년에 비해 더 증가했다. 금연 의지 또한 전체의 43.3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학교 등지에서 흡연과 음주에 관한 예방교육을 경험한 비율은 각각 50.8와 25.4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음주·흡연의 실태에 대해 어른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래 집단의 호기심으로 시작

청소년들은 대부분 또래 집단과의 어울리기 위해서 혹은 호기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조사에서 음주·흡연 청소년들의 절반가량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단순한 호기심으로 술과 담배를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이어서는 친구나 선배의 권유, 어른 흉내내기 등이 주요 이유로 자리잡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성장기 음주와 흡연은 사고 능력과 지적 의욕을 감퇴시킬 뿐 아니라 다른 약물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을 제공한다.

특히 음주는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높인다. 청소년은 정상적인 성인에 비해 음주시 판단력을 흐리게하며,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면을 표출하기 쉽다. 실제 청소년의 음주 후 범죄율은 평상시 10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음주가 자살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서울시 정신보건센터에 따르면 청소년의 경우 우울하거나 슬플 때 술을 마시면 자살 위험성이 68나 증가한다고 밝혔다.

술·담배에 무방비로 노출 

청소년들의 흡연·음주가 줄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술에 대해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회 환경과 어른들의 관용적인 태도가 꼽힌다.

지난해 청소년 흡연음주예방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담배나 술을 살 때 편의점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95를 넘어섰다. 또 성인 10명 중 6명은 길거리에서 청소년들이 흡연을 해도 제재하지 못하겠다고 응답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는 술이 유해약물로 규정된데 비해 판매 실태는 매우 허술하다.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이 전국 16개 시도 주류판매업소와 담배판매업소를 대상으로 19세 미만 청소년 술·담배 구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술과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비율은 각각 47와 40.5였다. 특히 공원매점이나 가판대 등에서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비율은 각각 55.6와 60.3에 이르렀다. 마음만 먹으면 청소년이라도 한 가게 건너 옆 가게에서 술과 담배를 살 수 있는 것이다.

각종 매체가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크다. 특히 청소년들이 우상시하는 연예인들이 음주 장면을 보여주는 경우, 청소년들에게 음주에 대한 호기심과 보편성을 심어줄 우려가 더욱 높다.

지난 4월 보건협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지상파 3개 방송 드라마 총 방영 횟수 2443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69.7에서 음주 장면이 노출됐다. 또 최근 5년 동안 개봉된 흥행영화 30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96에 해당하는 29편에서 음주 장면이 다수 노출됐다.

KBS 방송문화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실제 청소년들의 50가량이 음주 장면을 시청한 후 음주 욕구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부모와의 원만한 관계가 가장 좋은 예방약

청소년들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와 흡연에 대한 예방 교육과 이미 경험이 있는 이들의 금주·금연 교육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이러한 예방 교육 등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비하다는 평가다. 현재 일부 사설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외에는 정부의 건강증진기금으로 운영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톨릭계 학교와 병원, 관련 기관단체에서부터 금주·금연 교육에 관심과 투자를 가져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영국 카디프대학 연구에 따르면 엄마보다는 아빠와 대화가 잦은 청소년일수록 담배 피우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독 관련 전문의들은 “음주 문제를 줄이는 것은



가톨릭신문  20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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