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시티=CNS】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일 베드로 대성전 북쪽 외벽에 안치된 아르메니아의 사도 성 그레고리오 조각상 축복식을 집전했다. 사진
아르메니아 교회가 기증한 이 조각상은 18.5피트(5.64m) 높이에 대리석으로 제작됐으며 교황청이 1999년부터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조각상을 설치하기 시작한 이래로 8번째 설치된 조각상이다.
성 그레고리오(240~326)는 아르메니아의 티리다테스 황제가 개종(301)하기 전 투옥과 고문에도 신앙을 지킨 모범을 보여 아르메니아 사도로 공경받고 있다. 티리다테스 황제가 개종해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천명한 후 그레고리오 성인은 아쉬티샷 주교에 올라 아르메니아 교회를 제도화시켰고 이방인 성직자 양성 복음화에 전력했다.
당초 베드로 대성전 안쪽 벽에는 지난 300년간 성인들과 수도회 창설자 조각상으로 가득 차 있었으나 대성전 외벽에 있는 30여개 벽감(조각상 등을 안치할 수 있도록 벽을 오목하게 파놓은 공간)은 350년간 비어 있었다. 하지만 교황청은 1999년부터 외벽 벽감에도 조각상을 하나 둘 설치하기 시작했다.
교황청은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조각상을 설치하기로 하면서 △교황이 조각상 대상을 승인해야 하며 △대성전 관리소가 조각상 디자인을 감수하고 △조각상은 하얀색 카라라 대리석으로 제작해야 하며 △조각상을 제안한 쪽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는 등 조각상 설치 조건들을 제시했다.
그레고리오 성인에 이어 아홉번째로 외벽 벽감에 세워질 조각상은 오푸스데이 설립자 호세 마리아 에스크리바 성인(2002년 시성)이 될 것이라고 로마 오푸스데이 대변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