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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서울대교구 청소년 사목 현황(중)

"성적 지상주의"에 멍든 젊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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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이 성당을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회가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만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군종교구 청소년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입시위주의 사교육 열풍, 성적 지상주의

 청소년 흡수하지 못하는 교회 프로그램

 교회에 청소년 신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2009 수원교구 통계`에 따르면 19살 이하 신자 수가 2008년에 비해 6 가까이 감소했다. 12살 이하 어린이는 1년 만에 무려 13나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는 청소년 비율도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최근 발표한 `2010 서울대교구 청소년 사목 현황`은 청소년들이 교회를 점점 멀리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초등부 학생은 10명 중 3명(30), 중고등부 학생은 불과 10명 중 1명(9.9)만이 주일학교에 출석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교회 외면은 비단 서울대교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들을 다시 교회로 불러들이려면 먼저 그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원인을 알아야 한다. 청소년 사목자와 주일학교 담당자들에게 원인을 들어보았다.

 
 입시위주 교육에 따른 사교육 열풍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이들이 많았다.
 
 1990년부터 중고등부 교리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조훈(요한 사도)씨는 "성적에 대한 중압감을 안고 사는 청소년들은 주일에도 학원에 가서 공부하거나 과외를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중학교 때는 부모 권유로, 고등학교 때는 스스로 공부를 이유로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적을 최고로 생각하는 부모 

 본당에서 10년간 청소년위원장으로 일한 박종찬(바오로)씨는 "시험기간이 가까워지면 성당에 나오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면서 "청소년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언젠가부터 `성적`이 됐고, 이에 발맞춰 사설학원은 일요일까지 아이들을 붙잡아 놓고 공부를 시킨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 양윤성 신부는 "성적 지상주의에 찌든 아이들은 더 이상 신앙생활을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청소년 발길을 다시 교회로 돌려놓으려면 성적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어른(부모)들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성적 지상주의`에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다. 청소년들 눈높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교회 책임도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번 멀어지면 돌아오기 힘들어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최윤경(아폴로니아) 연구팀장은 "초등부는 첫영성체를 하는 시기인 3학년 이후와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시기에 교회를 멀리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하며 "전환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훈씨는 "예전에 비해 놀거리가 많아져 청소년들이 성당보다는 밖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해 성당에 흥미를 잃고 있다"며 "대부분의 성당은 성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에 비해 청소년들만의 장소는 턱없이 적다"고 지적했다.

 대전교구 청소년사목국장 박진홍 신부는 "교회 내 청소년 프로그램이 교회 밖 기관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보다 뒤쳐지는 게 현실"이라며 "교회는 청소년들이 어떤 것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파악해 그들이 자연스럽게 교회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찬씨는 "청소년들에게는 예전처럼 `무조건 하느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순교자적 신심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청소년 사목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목자와 주일학교 교사들이 요즘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교회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크게 사회적 요인과 교회적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공부를 우선시하는 학생과 부모들의 생각이 사회적 요인이라면,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교회적 요인이다.
 
 학창시절 한 번 성당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은 성인이 돼도 좀처럼 다시 성당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학창시절에는 주일학교라도 있지만 청년이 된 그들이 성당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전례부, 성가대 정도가 전부다. 완전한 성인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청년들은 사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미사에 참례하는 청년이 10명 중 1명이 채 안 되는(2009년 서울대교구 기준) 이유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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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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