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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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토크 & talk] 힙합 뮤지션 더블 K

“랩은 세상을 향한 나의 이야기”, 6년 만에 컴백 … 전곡 직접 작사, 상업주의·자살문제 등 꼬집어 김수환 추기경 육성 담은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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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다. 다양하다. 자유롭다. 그리고 날카롭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하다. 더블케이가 선보이는 힙합(Hip Hop)이 뿜는 매력이다.

랩과 비보잉, 스크래칭 등으로 표현되는 힙합은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선보이는 장르이자 문화적 표현의 하나다. 꾸욱 눌러쓴 벙거지에 두건 헐렁한 티셔츠와 바지, 현란한 액세서리, 잘 알아듣지 못할 흥얼거림과 멈추지 않는 몸짓…. 외적인 모습만으로 음악을 평가하곤 하는 기성세대들은 힙합 뮤지션을 흔히 반항하는 젊은이들의 대명사 정도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힙합이 거칠고 욕을 많이 담았다는 편견은 그저 편견일 뿐. 힙합은 거칠기만 할 이유도, 어려울 이유도 없다. 이러한 편견의 늪을 메워가는 중심에 이른바 ‘힙합 천재’ ‘힙합계의 F4’로 불리는 힙합뮤지션 더블케이(Double K·본명 손창일·바실리오·28)가 있다.

1집 발매 후 6년 만에 정규 앨범을 들고 대중 곁에 섰다. 앨범 제목은 ‘잉크 뮤직 INK MUSIC’. 인공적인 디지털이 범람하는 가요계에 아날로그적인 감성 한 자락 덧입힌 분위기다. 수록곡 모두 직접 쓴 덕분에 얻은 제목이기도 하다.

수년간 쌓은 자필 노트만 300여 권, 사용한 펜이 100여 개도 넘는다. 쉴 새 없이 쓰고 다듬은 곡이 100여 개가 넘는다. 녹음한 곡도 수십 개다. 그중에서 고르고 골라 총 17곡을 2집 ‘INK MUSIC’에 담았다. 여느 앨범과 달리 CD 한 장에 총 17곡이나 실은 것만 봐도 이번 앨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더블케이는 2004년 데뷔와 동시에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힙합 뮤지션이다. 힙합 대부로 일컬어지는 바비킴을 비롯해 트렁큰타이거 JK, 리쌍, 에픽하이, 이효리와 왁스, 린 등 국내 정상급 인기가수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래퍼 1순위로 꼽힌다.

“흔히 아이돌 사이에서는 가창력이 떨어지는 가수들이 맡는 부분이 랩이라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랩은 그만의 독특한 기술과 운율 등에 창의성을 더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풍성한 가사를 통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매력이 있지요.”

더블케이의 음악이 마니아층만이 아니라 동료가수들과 대중들에게까지 폭넓게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에 자기 자신을 담았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되자.’ 곡을 쓰고 무대에 설 때마다 다짐하는 말이다. 자신이 대중들을 향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것은 스스로 용납하지 않는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사는 것,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것에 관심이 많다. 이 때문에 올바른 가치관을 갖추고 유혹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을 채찍질한다.

“좋은 음악에 대한 의견들은 수없이 많지만, 저에게 좋은 음악이란 솔직하고 메시지가 담긴 음악입니다.”

이번 앨범을 내면서 대기업의 상술에 휩쓸려 남들이 듣기 때문에, TV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상업성에 휘둘리는 가요계의 현실, 연예인 자살문제, 범람하는 물질중심주의에 대해서도 따갑게 꼬집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다양한 주제를 포함한다. 바로 세상을 향한 나만의 이야기다.

눈길을 끄는 작품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육성이 이른바 샘플링(작곡가가 자신이 쓴 곡에 다른 곡을 집어넣는 것)되어 있기도 하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지, 이걸 심어줘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버림받은 사람들, 어려움 중에 있는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 함께해야 된다….”

김 추기경 생전의 인터뷰에서 따온 이 육성은 그의 심금을 울렸었다. 수십일을 고심한 끝에 ‘고해성사’를 내놓았다.

“어느 날 새벽 작곡가 형과 함께 술을 마시러 나갔는데, 옆 자리에 공사장에서 일하다 오신 아버지뻘 되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분들의 모습을 보자 제 자신이 어찌나 철없이 느껴지던지…. 그 경험을 모티브로 평소 존경하던 김 추기경님의 목소리를 곡에 담게 됐습니다.”

힙합 뮤지션으로서 특히 래퍼로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에게선 기성세대들이 흔히 말하는 젊은이의 치기어린 태도나 교만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요즘 젊은 애들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큰일이야’라고 타박하는 기성세대들도 그를 만나면 편견을 단박에 접을 듯하다.

더블케이도 처음엔 힙합이 멋있어서 시작했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마주한 힙합 무대는 온 마음을 앗아갔다. 하지만 1집 앨범을 낼 때만 해도 독기를 품고 세상을 향해 외쳐야한다는 부담감에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이젠 또렷이 안다.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 음악도 생명력을 잃는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 하느님의 손도 더욱 강하게 잡게 됐다.

앞으로는 라이브 무대를 통해 대중들과의 만남을 더 자주 마련할 계획이다. 라이브야말로 살아있는, 유행에 좌지우지 흔들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생각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또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음악 힙합. 그 무대를 통해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편견 없는 사랑을 외치고자 노력하는 힙합 뮤지션 더블케이는 ‘대중들에게 항상 기대감을 심어주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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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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