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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업 신부와 124위 시복시성을 기원하며 개울을 건너 연풍성지로 향하는 청주교구 각 본당 중ㆍ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의 순례 길이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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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몸이 땀으로 젖고 뜨거운 햇살에 그을려도 하루에도 5단 내지 10단씩 묵주기도를 바치며 걷는 체험은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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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내딛는 발걸음은 기도의 꽃으로 피고, 흐르는 땀방울은 기도의 열매로 영그는 듯하다.
6회째 열린 청주교구 청소년대회는 도보 성지순례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와 함께 걷는 순례의 길`로 기획됐다. 7월 26일부터 하루씩 늦춰가며 4차로 나눠 출발, 3박 4일씩 이어졌다.
`너는 주추 놓고 나는 세우고`라는 주제로 진행된 순례 길은 배티성지에서 백곡공소와 진천성당, 초평공소, 증평성당, 사리공소, 괴산성당, 칠성공소를 거쳐 연풍성지까지 총연장 91.5㎞에 이르는 여정이다. 참가자는 26개 본당 중ㆍ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과 또래사도들을 합쳐 각 팀마다 150여 명씩 600여 명에 이르렀고 교구 사제와 수도자, 주일학교 교사 등도 힘을 보탰다.
최수환(토마스 데 아퀴노, 중1, 보은본당)군은 순례 완주를 통해 큰 보람을 안았다.
"엄마가 `살아 있냐`고 전화를 주셨는데(웃음), 생각보다 걸을 만해요. 순례 전엔 혹시 힘들어서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발이 좀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요."
큰 기도 지향은 한국의 첫 번째 신학생이자 두 번째 신부, 길에서 산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시성이었지만, 교구 청소년들은 제각기 다섯 가지씩 작은 기도 지향을 안고 걸었다. 하루에 20㎞ 안팎을 걷고 성당이나 강당, 교육관, 성당 마당 텐트에서 자야하는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다들 기쁨을 안고 순례했다.
김미래나(아가페, 고2, 초중본당)양도 물집이 터져 약을 덕지덕지 바른 발바닥에 발목과 아킬레스건, 발가락은 물론 허리까지 등 온몸 어디 한군데 아프지 않은 데가 없지만 고집스럽게 걷는다.
힘들면 한 구간쯤은 차를 타고 갈 법도 한데 굳건하게 걸어간다. 첫 순례여서 각오는 했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렇지만 지치지 않고 힘을 내서 걷게해달라고 묵주 기도를 바치며 걷는 길은 아주 뿌듯하고 보람차다.
지난해 8월 마련된 이 순례 코스는 이번 대회로 교구 안에 새롭게 알려지게 됐다.
이 코스를 처음으로 완주했다는 이승용(배티성지 담임) 신부는 "내년 최양업 신부님 선종 150주년을 앞두고 교구 청소년대회를 통해 최 신부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순례를 가진 것은 아주 시의적절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연풍성지에서 태어나고 묻히신 황석두 루카 성인을 생각하며 걸었다"고 말했다.
교구 청소년대회는 각 팀별로 연풍성지에 도착, 성 황석두 루카 묘소에 절을 하고 성지 내 향청 앞 광장에서 순례 마침예식을 갖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마침예식 중에는 증평본당 등 4개 본당 중ㆍ고등부 주일학교가 우수본당 순례팀으로 뽑혀 최양업 신부의 천주가사가 새겨진 티셔츠를 선물로 받았다.
교구 청소년국장 양윤성 신부는 "이번 순례는 최양업 신부님과 124위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하면서 청소년들 자신이 걸어가야 할 인생 길을 생각해보도록 하고 기도 체험을 갖도록 하는 한편 교구에서 개발한 순례 길을 교구민에게 알리고자 기획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