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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홍수로 물에 잠긴 파키스탄 펀잡주 무자파라 지역에서 한 가족이 힘겹게 물살을 헤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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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 인도적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교황은 18일 주례 일반알현에서 "국제사회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홍수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 국민들에게 연대와 구체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현지에서 피해복구에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더 이상 좌절하지 않도록 필요한 것을 즉각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달 말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사망자 1600명, 이재민 2000만 명이 발생하는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전기와 통신,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돼 식량과 식수 등 긴급구호품조차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구호단체들은 "현장에 접근할 길이 없다. 헬기를 띄워달라"고 다급하게 요청하고 있다.
한편, 24일을 희생자를 위한 기도의 날로 보낸 파키스탄 주교회의는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이슬람 및 힌두교 형제들과 협력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며 파키스탄 가톨릭 차원의 구호사업을 촉구했다.
로렌스 사이단하 대주교는 "우리 교회도 모든 게 궁핍한 상황이지만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나서자"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로, 가톨릭은 신자 수가 104만 명(국민의 0.7)인 소수 종교이다. 이 때문에 수해 현장에서는 그리스도인과 장애인 등 소수 약자들이 정부 주도의 구호활동에서조차 차별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마리오 로드리게스 신부는 "그리스도인과 장애인 등은 물난리 속에서 2등 시민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가톨릭 구호기구 카리타스는 종교와 인종 구분없이 인도적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호품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매우 더디게 도착하는 바람에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매일 구호품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