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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닮은 사진이야기 - 성 분도복지관 사진 전시회

“사진 통해 세상과 대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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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떤 사진도 그 뒤에는 ‘이야기’가 있다. 카메라를 통해 피사체를 바라보고 그것을 사진으로 담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찾고, 찍는 이의 ‘꿈’을 본다. 여기, 무지개 이야기를 담은 사진이 있다. 사진작가의 작품사진도, 멋을 잔뜩 부린 사진도 아니지만 담백하고 아름다운 우리들만의 사진이다.

성 분도복지관(관장 김경한 수녀,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진우리 661)에는 ‘성 분도 대학’이 있다. 여러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저마다의 ‘꿈’을 갖고 저마다의 미래를 그린다.

그 가운데 2009년 시작한 ‘미디어반’. 8명으로 처음 시작한 미디어반은 시작부터 큰 반응을 보였다. 그림판반과 사진반으로 나누어 ‘미디어’라는 것을 배운 아이들은 미디어를 처음 보고, 들었으며, 만졌다.

카메라를 인지하지 못해 나눠준 카메라를 던지기도 했던 학생들. 카메라를 잡고, 셔터를 누르고, 앉아서 찍고, 일어나서 찍고, 줌을 당겨 피사체를 찍어보기를 수개월. 교사(임현성 ·라파엘)와 학생들 모두에게 호기심의 시간이자, 고난의 시간이었다.

카메라를 인지하고, 자세를 잡자 교사는 사진을 나눠주며 사진 속에 있는 물건을 찍어오라는 숙제를 냈다. 학생들은 정수기, 태극기 등 학교 곳곳에 있는 물건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카메라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한 숙제해오기’도 계속됐다. 사물을 찍고, 드디어 색깔을 찍기 시작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빨간색 찍어오기’ ‘노란색 찍어오기’ ‘파란색 찍어오기’.

색깔은 하나씩 늘어났다. 교실에서 해방된 학생들은 자유를 만끽했고, 교사는 학생들이 다칠까 조바심이 났지만 학생들을 믿기로 했다.

학생들이 색을 구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학생들만의 무지개가 하나씩 사진에 담겼다.

발달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이지만, 색깔을 사진에 담으며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무지개는 7가지 색에서, 16가지 색으로, 24가지 색으로 늘어났다.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시작한 미디어 수업이 예술 활동으로 변해간 것이다.

학생들의 땀방울이 아롱이는 일곱 빛깔 무지개는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11월 12~13일 서울 강동구민회관 1층 다누리 미술관에 전시된다.

학생들은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자신의 작품 전시회에 오시라’는 초대장도 썼다. ‘나도 사진작가’라고 자랑하며,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부모님께 보내는 학생들의 초대 글 한 줄, 한 줄이 무지갯빛 눈으로 본 사진만큼이나 영롱하다.

“엄마, 아빠, 형, 전시회, 전시회, 전시회, 왔습니다.”

“차가지고 오시려면 빨리 와야 합니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요.”

※문의 031-799-0300 성 분도복지관


 
▲ 학생들이 찾아낸 무지개색. ‘노랑’.
 

 
▲ ‘파랑’
 

 
▲ 학생들이 찍은 사진. 서툰 솜씨지만 학생들은 사진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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