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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녜스(순천대학교) 교수는 18일 한국교회사연구소가 주최한 학술연구발표회에서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역사교과서 8종에 실린 천주교회사 서술 방향과 비중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 천주교회사`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교과서에는 조선후기 `천주교 전파`만 소주제로 다뤘고 이후 천주교 관련 내용은 소주제로 독립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 발표에 따르면 천주교회사는 시대에 따라 골고루 언급돼 있지만 서술 분량은 1~2문단에 지나지 않는다. 교과서 단원 구성과 서술 체제에서도 천주교회사를 독립 소주제로 설정한 경우는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의 `천주교 전파` 부분이 있을 뿐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분량은 근현대사 교과서의 `병인박해`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종교사적 내용이 아니라 대원군의 통상수교 거부정책이라는 정치사를 다룬 설명이다. 그 밖의 부분은 다른 종교와 함께 설명됐으며 적으면 1~2문장, 많아야 1~2문단에 지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천주교 자체 교리와 신앙에 관한 서술은 거의 없고 대부분 천주교가 당대 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과 기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천주교 관련 인물에 관한 부분이 매우 적다"며 "교과서에 언급된 인물과 단체로는 이승훈, 이가환, 정약용, 리델, 김수환, 지학순,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종교로서 천주교 교리와 신앙에 관한 서술이 늘어나야 한다"면서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한글교리서 출판과 유통, 천주교 여성사 등에 관한 주제를 교과서에 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특히 현대 천주교회사 부분은 교과서에 따라 내용이 크게 다르고 교황 방한과 103위 시성식 등 현대 한국천주교회 위상을 알릴 수 있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이는 학계 연구성과가 많지 않고 관련 전문서와 통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역사교과서가 지니는 영향력을 고려해 학계와 천주교회는 역사교과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장 이장우 박사는 "한국천주교회 내에서 방치돼 있는 역사교과서 문제를 환기시켜 준 의미있는 발표"라고 김 교수 연구를 평가했다. 이 박사는 "교과서는 한국인과 한국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기에 한국천주교회사 서술은 순교나 박해 실상을 밝히는 차원을 넘어 천주교회와 한국사의 만남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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