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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atholic.or.kr/upload_data/2011/02/20110212232827.jpg) |
한국 가톨릭 첫 대안학교인 청주 양업고등학교가 개교 13년 만에 신학생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주인공은 오는 3월 대전가톨릭대에 입학하는 권환준(시몬, 21, 사진)씨. 삼수 끝에 얻은 결실이라서 기쁨이 그 누구보다 크다.
"어린 시절부터 복사로 활동하면서 `나중에 꼭 신부님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엄숙하게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 모습이 무척 성스럽게 느껴졌어요. 예비신학생 모임도 열심히 나갔어요."
신앙생활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성적이 권씨 꿈을 가로막았다. 입시위주 학교교육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던 그에게 맞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을 정도다.
그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우연히 가톨릭계 대안학교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 학교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다. 주저없이 양업고에 지원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겁게 공부를 하며 나름대로 신학교 입학을 준비했지만 처음 치른 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지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하지만 이대로 사제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독한 마음을 먹고 경기도에 있는 한 기숙사형 입시학원에 들어가 그렇게 하기 싫었던 공부를 시작했다.
1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두 번째 본 수능시험 성적도 시원치 않았다. 또 이를 악물고 삼수에 돌입했다. 엉덩이에 종기가 날 정도로 책상을 떠나지 않았다. 공부도 막상 해보니 재미있었다. 양업고 친구들은 틈틈이 편지를 보내 권씨를 격려했다.
마침내 세 번째 치른 수능시험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얻었다. 하느님께 모든 걸 맡기고 대전가톨릭대에 원서를 냈고 마침내 합격통보를 받았다.
권씨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도와주셔서 합격할 수 있었다"며 "아직 어떤 사제가 되고 싶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사제가 된다면 청소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목을 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양업고 윤병훈 교장 신부는 "사제가 되겠다는 열망이 컸고 학교생활과 신앙생활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며 "성실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졸업생이 신학교에 입학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