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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계 고등학교를 가다] <10> 서울 계성여고 : 자율성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산실''

학생끼리 공부하는 ''자율 공부방''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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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렁이엄마`는 지렁이를 돌보는 학생들의 별명이다.
지렁이엄마와 담당교사가 지렁이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EM·지렁이 활용한 환경 교육에도 심혈

   서울 계성여고 학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은 좀처럼 경험해 볼 수 없는 `진정한 자율학습`을 한다.

 학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율 공부방` 명패. 교사의 감독 없이 학생들끼리 모여 공부하는 자율 공부방의 주인은 바로 학생들이다. 공부 능률을 위해 스스로 조용히 하고,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모두 학생들 몫이다.

 처음에는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시끄럽게 떠들던 학생들도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만들어가야 하는 공간과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게 교사들의 평이다. 자율 공부방은 학생들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학교 교육이념이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대표적 시설이다. 1944년 9월 한국 가톨릭교회 첫 여성 중등교육기관으로 문을 연 계성여고는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교육과 학문을 통해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성장해왔다.

 # 도서관 협력수업ㆍ아침 명상
 계성여고 도서관에는 하루 300여 명의 학생이 다녀가고 100여 권의 책이 대출된다. 학교 측이 도서관을 단순히 자료를 찾고 열람하는 곳이 아닌 학습 중심 공간으로 활용하는 덕분이다. 200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도서관 협력수업은 교과 담당교사와 사서교사가 협력해 관련 책과 자료를 준비하고 학생들이 이를 수업에 활용토록 하는 것. 협력수업은 대부분 도서관에서 이뤄지기에 학생들은 즉시 자료를 찾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협력수업은 교사의 일방적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효과가 크다. 또 재량 국어시간에는 올바른 책읽기 방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둔다. 학생들에게 과학ㆍ사회ㆍ문학 등 각 과목별로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가르치며 효과적 책읽기를 지도한다. 이어 비판적 읽기 및 토론ㆍ논술 등 독서 연계 수업으로 심화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계성여고의 독서교육이 이처럼 활성화된 데는 학교의 탄탄한 지원이 뒷받침됐다. 계성여고는 1년 예산의 상당부분을 도서 구입에 지출하고 있어 2만여 권의 책과 교수 학습용 소프트웨어 100여 종을 구비하고 있다.
 1979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아침 명상`도 계성의 자랑거리다. 인성교육을 위해 시작한 아침 명상은 입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야 하는 학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체가 학생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더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반 친구에게 화해를 청하는 사연 등 학창시절 애환이 물씬 풍기는 내용으로 꽉 차있는 `토요 마당`은 인기만점이다.

 # 생명존중 정신 함양
 계성여고는 생명 공동체 운동의 내실화를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이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여성이라면 하느님이 주신 환경과 생명의 존엄성과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덕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계성여고는 2005년 학교급식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환경교육의 시동을 걸었다. 잔반처리 방법을 고민하다가 환경교육과 연계해보기로 한 것. 그 일환으로 EM(유용한 미생물) 용액을 활용한 교육활동을 위해 EM을 전담하는 동아리 `쌀뜨미`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쌀뜨물을 발효시켜 EM 용액을 만들고, 이를 설거지를 하거나 걸레를 빠는 데 활용하고 있다.

 쌀뜨미 학생들은 쌀뜨물과 옥상정원에서 재배한 허브를 섞어 비누를 만든다. 비누와 EM 용액 판매 수익금은 쌀뜨미 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지렁이를 활용한 환경 교육도 눈길을 끈다.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토해낸 질 좋은 분변토는 옥상정원의 거름으로 활용된다. 분변토로 꾸며진 정원 텃밭에는 고추와 오이ㆍ토마토 등 기르기 쉬운 농작물을 심는다. 학생들은 학교 축제나 지역 행사에서 `지구 청소부` 지렁이를 소개하고 EM의 활용과 효과를 알리는 활동도 하고 있다.

 신점철 교장수녀는 "학생들의 학업과 인성교육뿐 아니라 환경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신이 배운 것을 남과 사회를 위해 베풀 줄 아는 계성인을 양성하는 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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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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