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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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토크 & talk] ‘뽀빠이’ 이상용씨

“내일 죽을 것처럼 기도하며 삽시다”, 건강하고 성실한 섭외 1순위 만능 엔터테이너, 늘 기도하며 ‘주님’ 입에 달고 사는 참 신앙인, 봉사·나눔의 삶에 두 팔 걷는 진정한 ‘뽀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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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새없이 바쁜 와중에도 늘 기도와 봉사를 잊지 않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이상용씨는 “100년을 살 것처럼 열심히 일하고, 내일 죽을 것처럼 기도하자”고 권했다.
 

태어나자마자 땅에 묻혔다.

가난한 살림에 잘 먹지도 못한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부여에서 백두산까지 먼 길을 오가는 힘겨운 여정을 견뎌야했다. 그리고 미숙아를 낳았다. 외삼촌들은 여동생의 인생에 짐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아기를 버렸다. 12살 난 이모가 아기를 몰래 파내 도망쳤다. 5년을 누워서 숨만 쉬던 아이는 6살이 되어서야 겨우 걸었다. 그저 살아 숨쉬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11세부터 아령을 들었고, 18세에는 미스터코리아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뽀빠이’ 캐릭터로 최고 유명세를 누렸다.

최근 ‘원조 몸짱’, ‘최고 동안’ 등으로 새로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뽀빠이 이상용’(헨리코·67).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함과 성실함으로 섭외 1순위 만능 엔터테이너로 꼽힌다. 지난 40여 년 간 이씨는 어린이들과 국군장병들, 특히 어르신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이어왔다. 한때 심장병어린이돕기 기금을 횡령했다는 잘못된 언론보도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지만, 의연히 털고 일어섰다. 그리고 이씨는 대중들에게 “100년을 살 것처럼 열심히 일하고, 내일 죽을 것처럼 기도하며 살자”고 권한다.

이상용씨가 사무실로 사용하는 오피스텔에 가장 많은 것은 책과 의자와 사진들이었다. 의자들은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로 늘 사용 중이었다. 이씨와의 인터뷰는 예정을 훌쩍 넘어 세 시간 이상 이어졌다.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통화, 섭외, 촬영 방문 등을 동시에 소화해야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기자는 사무실 구경을 알차게 할 수 있었다.

그 사무실에서 가장 아늑한 공간은 기도 자리로 꾸며놓았다. 성가정상과 성모상, 각종 기도문에 매일미사책이 펼쳐져 있다. 그는 매일 새벽 이곳에 앉아 묵주기도 10단을 봉헌하고 운동을 시작한다.

몇 시간을 함께 있다 보니 이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그야말로 ‘주님’을 입에 달고 사는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차 시동을 걸기 전에도 “주님 타셨어요?”라고 먼저 물었다. 그리고 화살기도를 바친다. “저는 핸들을 조정할 테니, 주님은 브레이크를 맡으세요.”

이씨가 요즘 소화하는 스케줄도 하루 서너건 이상이다. 어느 날은 만 하루 동안 이동한 거리가 1300km, 마이크를 잡은 시간이 9시간이나 됐다. 그렇게 운전을 하고 다니지만 구두 밑창 또한 평균 한 달에 한 번씩 간다.

인기비결은 성실함과 건강함, 다양한 레퍼토리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방송과 행사 약속 등을 어긴 적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 배꼽 잡는 레퍼토리를 끝없이 쏟아낸다. 맛깔나고도 막힘없는 진행으로 피디뿐 아니라 작가들에게도 인기가 넘친다.

그렇게 정신없이 뛰고 남은 시간에는 또 ‘퍼주느라’ 바쁘다.

“내 주변이 다 불행하고 나만 행복하면 과연 행복할까요?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지요.”

행사가 몇 개씩 이어지는 날이면 그의 주머니에 현금 200만 원 정도는 들어온다(실제로는 수고비를 받지 않고 가는 행사가 더 많다). 하지만 매일 밤 그의 주머니 속에 남는 건 몇 십만 원 되지 않는다. 기자와 만나기 이틀 전에는 한 중학교에 축사를 하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장학금을 내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 건물 주차장 관리인과 계단청소부를 보고 주머니를 열었다. 점심 먹으러 나왔다가 식당 주방 아주머니와 구두닦이까지 그냥 지나치지 못해 팁을 드렸다.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단체도 한두 개가 아니다.

“그래도 제 주머니에는 50만 원 이상이 남았어요.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선물을 얼마나 좋은 일에 쓰는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행동 아닌가요? 매일같이 감사할 일이 더 많은데….”

그렇게 주기만 하면 아깝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도리어 반문한다.

매일같이 열심히 뛸 수 있는 원동력은 주님이 주신 탈렌트와 기도 덕분이라고 자신 있게 고백한다. 그리고 “나머지 필요한 노력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씨가 월 평균 사들이는 책은 70여 권에 이른다. 그의 말을 빌리면 “때려죽여도 하루 2권은 읽는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위인전을 꼭 읽으라고 권한다.

“위인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상황을 이겨낸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낸 위인들의 청소년기 삶을 바로 위인전에서 볼 수 있거든요.”

독서에 이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은 자신만의 두꺼운 대학노트에 정리해 둔다. 현재 97권째 노트를 채워가고 있다. 그 속에 담긴 유머 어록만도 3만 3000여 개다.

신앙생활도 신나게 한다. 교회 내 크고 작은 행사 진행은 도맡아 해왔다. 성당 건립 바자만도 250여 회에 이른다. 특히 바자 때는 미사 참례한 셈치고 하루를 봉사해왔다. 최근 가장 많이 들어오는 요청은 강론이다.

“성당은 가고 싶은 곳이 돼야하고, 기도를 하면 기쁘고 신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신부님들의 강론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떤 성당에서는 강론이 1시간씩이나 이어지는데 뒤에 앉아 들으면 웅얼웅얼… ‘습니다’만 들린다니까요.”

이씨는 신부님들이 책을 꾸준히 읽고, 강론 발음도 좀 똑바로 하고, 미사 마치면 신자들과 인사 좀 나누라고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그는 몇 년 후 다가올 일흔 살에는 글을 쓰며, 중고 버스를 타고 시골마을마다 찾아다니고 싶다고 한다. 버스에는 가수들과 밴드를 태우고서 말이다.

“무대가 없어도 어느 집에서든 악기를 부려 마당에서 축제를 펼치고, 국수 한 그릇 삶아 나눠먹고 싶습니다.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시골 경로당마다 김치냉장고 한 대 들여놔 주고, 어르신들 돋보기도 좀 넉넉히 사드리면 좋겠지요. 앞으로의 삶에서는 “고향 어르신 곁으로 뽀빠이가 갑니다”라고 더욱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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