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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사태 관련 가톨릭대 의대 채정호 교수 인터뷰

''고난 견디는 힘'' 길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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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잇따른 카이스트서 강연
돈, 명예, 성공 중시하는 사회
`행동하는 긍정주의자` 돼야
나 이해해주는 한명만 있어도
 

  명문대학의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것도 불과 4개월 동안 한 대학 울타리 안에서. 카이스트는 연쇄자살 충격에서 벗어나 캠퍼스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대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정신과학과 채정호(51) 교수가 19일 첫 강사로 나서 `스트레스 관리와 행복한 삶`에 대해 강연했다. 스트레스 관리 분야에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정신과 의사인 채 교수를 서울성모병원 연구실에서 만났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대학가 연쇄자살이 과연 카이스트만의 문제일까요? 법관, 재벌 총수, 심지어 전직 대통령까지 사회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마저 자살하지 않습니까? 이번 사건은 한국사회의 축소판입니다. 성공만을 좇던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일입니다."

 채 교수는 이번 사태 원인을 삶의 불균형에서 찾았다. 그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즐거운 삶, 열중하는 삶, 의미 있는 삶이라는 세 부분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는 세 부분 가운데 공부에 대한 열중만을 요구한 나머지 공부의 즐거움이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 학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당부한 사항도 삶의 균형을 맞추라는 것이었다. 그는 "사회가 돈, 명예, 성공만 중시하다보니 사람들이 일은 열심히 하지만 재미도 없고, 의미도 느끼지 못해 결국 회의를 느낀다"며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즐거우면서도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또 "사람이 자살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난을 견디는 힘인 `회복탄력성`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며 "행동하는 긍정주의자가 돼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자세"라며 "진짜 낙관주의자는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거나 애써 좋게 생각하려 하지 않고 더 좋은 상태로 바꾸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제도나 책임자를 탓하기 전에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거움을 찾는 `행동하는 긍정주의자`가 돼라"고 당부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인 그는 학회 회원들과 카이스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내 편이 한 명만 있어도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며 "학생들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학풍의 변화를 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에서 변화를 일으켜 점차 사회로 이 변화의 바람을 확산시키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국가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1만 명 조직을 바꾸는 것은 쉽습니다. 카이스트에서 공부하는 미래의 리더들이 바뀌면 장차 우리 사회도 바뀔 수 있습니다. 비관이 전염되는 것처럼 희망이나 행복도 전염되기 때문이죠."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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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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