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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계 고등학교를 가다] 천안 복자여자고등학교

따뜻함이 살아있는 인성교육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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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 복자여고는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예절·인성교육이 이뤄진다.
교정에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방계정 교장 수녀와 학생들.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은 대전교구 천안 복자여고(교장 방계정 수녀)는 충남 지역 학생ㆍ학부모에게 `가고 싶은 학교, 보내고 싶은 학교`로 손꼽힌다. 웬만한 특목고를 앞지르는 학업성적 때문일 것으로 짐작하기 쉽다. 실제로 학생들 평균 성적은 전국 2253개 고등학교 중 45위이고, 입학을 위해서는 중학교 때 성적이 반 5등 이내여야 할 정도로 높은 학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복자여고 교직원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는 것은 우수한 성적이 아니라 재학생 만족도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점이다. 입시 준비로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이 되기 쉬운 학교생활을 재학생 대부분이 `만족한다`고 답한 비결을 교장 방계정 수녀는 "따뜻함이 살아있는 인성교육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의 오랜 전통인 `자매 제도`가 대표적 예다. 자매 제도는 1~3학년 한 명씩 짝을 지어 생일ㆍ부활절을 축하하고 시험 때는 서로 격려하는 등 자매처럼 돈독하게 지내게 하는 것. 원거리 통학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학생들이 많아 자매 제도는 공부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달래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여성 인재를 양성한다`는 학교 이념에 걸맞게 지역사회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매년 학교 축제 때 지역 어르신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연다. 고1 학생들은 방학 때 필리핀 빈민촌을 찾아 청소ㆍ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기도 한다.

 또 문화강연, 체험학습, 독서교육 등을 통해 학력보다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힘쓴다. 김용택ㆍ신경림ㆍ공지영씨 등 저명한 작가들이 학교를 방문해 문화강연을 했다. 매년 3차례 이상 환경 특강을 마련할 정도로 주제도 다양하다.

 사회와 마찬가지로 미신자 비율이 90에 가까운 학생들에게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신 신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한다. 순교자 피를 상징하는 자줏빛 교복이나 앵베르 동산, 효임길, 효주길과 같이 순교성인 이름이 붙은 교정이 그렇다. 학생들은 생활 안에서 자연스레 순교자들을 만나기에 졸업할 때가 되면 103위 순교성인 이름은 줄줄 꿸 정도가 된다.

 신자는 물론 미신자 졸업생들도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로 꼽는 것은 `성모의 밤`이다. 교직원은 직접 봉헌초를 만들고, 학생들은 `모두 모여``FIAT``기뻐하라` 등 운동장 스탠드에 배열하는 봉헌초 문구 공모에 참여한다. 행사 당일에는 미사와 초 봉헌이 끝난 뒤 전교생이 춤과 노래로 어우러지는 한바탕 잔치가 이어진다.

 복자여고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캐치프레이즈는 `복자여고 50년, 희망을 말하다`다. 그간 학교가 `참되고 부지런하자. 예모있고 명랑하자`는 교훈에 부응하면서 살아왔는지 점검하고, 100년을 향한 새 걸음을 내딛자는 의미다.

 방계정(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는 "교육이 점수 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는 이 시점에, 가톨릭 학교로서 사명감을 갖고 인성에 바탕을 둔 지성교육으로 참 여성을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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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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