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외신종합】 인간배아 복제를 전면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마련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는 국제조약 마련이 수포로 돌아갔다.
유엔총회 법률위원회는 지난 11월19일 인간배아 복제 금지 관련 국제조약 마련을 포기하고 이와 관련한 선언문만을 작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언은 각 국가들이 비준한 국제조약이 갖는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못한다.
지난 2001년부터 제기된 인간배아 복제 금지를 위한 국제조약 마련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관련 국가들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 있다. 그동안 인간배아 복제를 부분적으로 금지하느냐 전면 금지하느냐를 두고 벨기에안과 코스타리카안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벨기에안은 주로 유럽국가 22개국이 지지하는 법안으로 인간 복제를 위한 배아 복제에는 반대하지만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 복제는 허용하자는 법안이다. 이와 관련한 기술이 발달한 유럽 선진국의 과학자들은 파킨슨씨병이나 알츠하이머 각종 경화증과 같은 난치병 치료를 위해서는 배아 줄기세포 복제를 허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코스타리카안은 인간복제를 위한 배아 복제는 물론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 복제를 포함해 모든 인간배아 복제를 전면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미국 등 62개국이 지지한 이 법안은 어떤 형태로든 인간 복제를 하는 것은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며 난치병 치료를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생명 문제와 관련해서 때때로 교황청과 협력해온 이슬람 국가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던 탓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들도 이 문제에 관해서 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교황청은 인간배아 복제를 전면 금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유엔 주재 교황대사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달해왔으며 배아복제를 전면 금지하는 국제조약 마련을 촉구해왔다.
교황청은 지난 9월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결국에는 배아를 파기할 목적으로 인간배아를 복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황청은 그 대안으로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내세우면서 성체 줄기세포는 이미 연구 결실을 거두고 있음을 입증하고 어떤 윤리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엔 주재 교황대사 첼레스티노 밀리오레 대주교는 지난 10월 이와 관련 인간복제와 질병 치료라는 목적을 구분하는 것은 그럴 듯 해 보이지만 두 가지 다 배아복제 과정을 거치며 두 가지 모두 인간 존엄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거듭 지적했다.
밀리오레 대주교는 또 인간배아복제 문제는 인간 공동체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반드시 국제조약으로 규정돼야 하고 이 문제를 각 국가 결정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밀리오레 대주교는 이번에 인간배아 복제를 전면 금지하는 조약 마련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설령 몇몇 나라들이 국제조약을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세계는 (인간 배아 복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조약을 제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