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교황 베네딕토 16세가 3월 23~28일 멕시코와 쿠바를 사목방문해 마약과 폭력, 가난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두 나라에 하느님 사랑과 희망의 가치를 전했다.
교황은 멕시코 방문 일정 마지막 날인 3월 25일 과나후아토 실라오 공원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그리스도 왕국은 권력과 폭력이 아닌 그보다 더 강한 힘, 사랑으로 건설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사랑과 평화를 강조했다.
사랑과 평화, 희망의 사도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일상의 삶에서 많은 유혹에 부딪히고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사랑과 평화의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하고 우리를 돕고 계신다"며 정의와 평화, 화해와 일치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또 "주님을 통해 얻는 내적 평화로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기쁨을 새롭게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번 멕시코 사목방문에서 `사랑과 평화, 희망의 사도`로서 모습을 멕시코인들에게 각인시켰다.
교황은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마약과 폭력사태가 빈번히 벌어지는 멕시코 사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멕시코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과 레온대교구장 호세 마틴 라바고 대주교, 멕시코 주교회의 의장 카를로스 아귈라 레테스(트랄네판틀라대교구) 대주교 등 주교단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또 3월 24일 마약 범죄자들에게 목숨을 잃은 이들의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5년간 마약 관련 범죄로 5만여 명이 사망했다.
미사에 50만 명 인파 몰려 교황은 과나후아토 평화광장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하느님은 어린이들이 있어 언제나 기뻐하신다"면서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기도생활을 충실히 하며 훗날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도하겠다"고 격려했다.
교황은 멕시코 주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들 미소를 빼앗아가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멕시코 가톨릭교회가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에게 행복과 올바른 가치를 전하는 데 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 92가 가톨릭 신자인 멕시코는 이번 교황 방문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멕시코인들은 남미 특유의 열정과 흥으로 교황을 열렬히 환대했다. 3월 25일 미사가 봉헌된 공원에는 50만 명 인파가 몰렸고, 수만 명의 사람들은 전날 밤부터 공원 근처에서 밤을 새며 교황을 기다렸다.
이들은 "교황 방문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됐고, 느슨해진 우리 신앙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했다"며 "교황이 멕시코를 방문한 것은 우리에게 큰 영광이다"고 기뻐했다.
당신은 우리 형제 구호 외쳐
멕시코인들은 교황이 방문하는 지역마다 거리를 가득 메우며 "베네딕토, 우리의 형제, 당신은 이제 멕시코인(Benedicto, Her mano, ya eres mexicano)"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교황은 3월 25일 미사 때 멕시코 전통모자 솜브레를 쓰고 등장, 멕시코 신자들의 환대에 화답했다.
교황은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멕시코를 다녀온 뒤 `나는 멕시코인 교황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제야 그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멕시코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며, 그 전보다 더 많이 멕시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3월 26일 오전 멕시코를 떠난 교황은 같은 날 오후 쿠바에 도착, 사목방문 일정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