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김정아 기자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국회 취재하는 김정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① 이재명 기자회견 주요 내용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주요 내용부터 짚어볼까요?
▶제목은 '무너진 국가비전, 민주당이 세우겠습니다'입니다. 구성을 보면 크게 위기와 비전 제시로 나눌 수 있겠고요. 위기는 민생 경제와 전쟁, 저출생, 민주주의 등 4가지를 꼽았습니다.
먼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직격했습니다. 초부자감세, R&D 예산 삭감, 부동산 문제 등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봤습니다.
평화 이슈와 관련해서도 '전쟁 위기'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한반도 평화 또는 남북 대화 등의 단어를 썼던 것과 달리 '전쟁 위기'라는 단어를 쓰면서 더 위기감을 부각했다고 볼 수 있고요. 북한과의 전쟁 위기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서는 이념을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들어 이념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검찰 출신들이 정부와 민간 요직을 차지한 것을 두고 '권력의 사유화'라고 비판했고요. 2년 동안 정적 죽이기에 올인했다는 발언도 눈에 띄었습니다.
▷위기를 짚고 이어서 비전도 제시했네요?
▶남북관계와 저출생에 대한 비전 제시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무력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해 규탄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윤 정부를 향해 "전쟁방지-평화의 핫라인부터 즉각 복원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저출생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의 대표적인 정책이죠. 기본 시리즈가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출생기본소득입니다. 쉽게 말해, 부모가 아닌 태어나는 아이 즉 '출생아'를 기준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 시리즈라는 게 모두에게 최소한의 필요한 것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잖아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필요한 것들 중에 기본적인 것들을 일괄적으로 지원한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아동수당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대학 등록금을 포함한 교육비 일체에 대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보편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기자가 잘 요약해줬는데,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점을 부각시키는 발언도 있었네요?
▶그렇습니다.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두고 불통만 강화됐다고 표현한 부분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죠. 일단 오늘 이재명 대표가 기자회견을 연 것 자체로도 비교가 됩니다. 민주당 내에선 이런 속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토대로 총선을 치르고 싶은 거죠. 윤석열vs이재명 구도가 유리하다고 보는 겁니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굉장히 높은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불통 대통령과 소통하는 야당 대표, 이런 프레임을 부각하는 거죠. 이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면 전반적으로, 여당을 지적하기보다 정부를 지적했습니다. 이것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죠.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 프레임을 깨려고 합니다. 대통령을 앞세워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인 겁니다. 그래서 등장한 인물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입니다. 최근에도 공천에 대한 얘기를 다시 시작했잖아요. 그리고 나서 윤희숙 전 의원을 띄웠습니다. 같은 논란이 벌어졌는데요. '사천 아니냐' 양쪽 모두 서로 얼굴도 모른다 이렇게 밝혔는데, 일단 상황의 핵심은 한동훈 체제로 선거가 치러진다는 메시지라는 겁니다. 이번 선거의 프레임, 콘셉트라고 볼 수 있는데요. 윤석열 vs 이재명 구도를 이어가고 싶은 야당과 한동훈을 내세우려는 여당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입니다.
② 군 지휘관 소집한 윤석열 대통령
▷한반도 평화 이슈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상당한 대척점을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전쟁 위기를 부각하는 동안 윤 대통령은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했네요?
▶그렇습니다. 오늘 윤 대통령의 일정, '안보 그리고 또 안보'입니다. 오전에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오후에는 군 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북한을 향한 새로운 발언이 오늘 또 나왔거든요.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이성적 집단, 북한을 지칭하는 데에 있어서 대통령 워딩으로는 처음 나온 얘기에요.
▶맞습니다. 올해 초에 남북이 서로 격한 말들을 주고받았잖아요. 오늘 윤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정권을 향한 적대적 그리고 강한 힘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 대통령, 총선을 앞둔 시점에 북한이 접경지역을 도발하거나 무인기 침투를 시키거나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등으로 사회 교란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 일정이 갑자기 잡힌 것은 아니고요.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는데요. 북한이 우리 민족을 부정하고 주적으로 공언하고, 교전 상대국으로 공헌하면서 심지어 핵공격도 불사하겠다는 협박까지 가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안보 대비 태세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런 취지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전에는 중앙통합방위회의를 통해 정부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각 기관 별 조치 사항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어서 오후에는 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각군의 군사대비태세를 보고받고 점검했습니다.
③ 돈 때문? 유족들은 화가 난다
▷오늘은 여러 부분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오버랩되는 것 같은데요.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 후속 얘기도 조금 해보겠습니다.
▶이태원특별법과 쌍특검법을 2월 29일에 동시에 재표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야가 2월 29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상태거든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확정된 건 없지만 2월 국회 내 처리하는 것이 어떨까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재표결을 하더라도 또 부결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다시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여당은 빨리하라는 입장입니다. 여권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들었는데요. "빨리 재표결해야한다"이란 말을 하더라고요. 총선 전 최대한 빨리 이슈를 털어내야 하니까요. 그래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최대한 재표결을 늦춰서 총선까지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입니다. 왜냐하면 다시 부결되면 이 이슈가 또다시 점화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정치적 계산이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유족들은 반발하고 있죠?
▶매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원을 원했나, 돈을 원했나, 너무 모욕적이라는 겁니다.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오로지 진상 규명인 것이죠.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정부여당은 추모부터 진상 규명 이런 전반적인 과정이 다 정치적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1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직접 만나지도 않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심이었다면, 하다못해 유족을 만나 설명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런 점도 없었던 것이 일을 점점 더 크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어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났거든요. 제가 현장에서 취재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정 대주교는 "작은 목소리, 힘없는 목소리에 경청하는 정치를 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더 열심히 잘하겠다"라고 답을 했어요. 이태원 참사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었지만, 아픔을 겪는 유가족,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정치를 해달라는 요청으로 저는 해석을 했거든요. 한 위원장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대주교님 앞에서 잘 하겠단 다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오늘 여기까지 짚어보겠습니다. 김정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